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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석:냥냥
: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정요한:(네 손등을 툭툭 친다.) 콜록, 콜록... 무슨 생각 해?
박윤석:(마차 밖을 빤히 보다가 당신의 손길에 놀란다.) 아... 날이 추워서요! 도련님 춥겠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괜찮으신가요??
정요한:우리 둘 밖에 없는데.. 무슨 도련님이야. 편하게 해. 나 서운행? (가라앉은 목소리지만 슬 입꼬리 올려 개구지게 웃는다.)
박윤석:도련님이 나가 놀만한 날씨는 아녜요 (같이 헤헤 웃는다) 지금도 이렇게 기침하시는데
정요한:그럴까? (몸 슬쩍 일으켜 마차 밖을 본다.)
: 툭, 투툭.
정요한:비오는데?
박윤석:에이~~ 제가 보기도 전에 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 서행하던 마차가 멈춥니다.
마부: 도련님, 이 앞으로 물이 불어 건너기 힘들다고 합니다만...
: 마부가 곤란하다는 듯 정요한에게 묻습니다.
정요한:.... 윤석아, 어쩔까?
박윤석:(고심하다, 조심스레 얘기한다) 어쩔 수 없죠 묵었다 가야할 거 같아요
정요한:글쎄, 그건 즐겨봐야 알 것 같은데
: 정요한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 인제야 혼자가 되었습니다.
: 별장 뒤로는 상처처럼 붉게 진 단풍나무 숲이 있고
정요한:나야.
박윤석:(편지를 다급히 침대 밑으로 구겨 던진다) 잠깐만요 곧 열어 드릴게요!
: 그는 자그마한 촛대를 쥐고 들어옵니다.
정요한: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 (의자를 꺼내 앉는다.)
: 정요한을 보면 편지 내용을 자연스레 곱씹게 됩니다.
정요한:마부의 말로는 내일 아침 정도에야 출발 할 수 있을 거래.
: 상념을 깨는 건 정요한의 목소리입니다.
정요한:조금만 놀아줘. 심심해.
박윤석:비 와서 밖은 안돼요. 젖으면 감기 걸릴테니 안에서 놀 수 있는 걸로 해요 (꽤나 진지한 목소리)
정요한:(음?) 네가 피곤할 것 같아서 일부로 두 개로 잡은 건데...
박윤석:이러는데 제가 어떻게 혼자 다른 방에서 자요 으휴 (ㅡㅡ)
정요한:우리 부모님도 이런 소리는 안 하는데...(작게 중얼대더니 익숙하게 널 바라보며 명령한다.) 따뜻한 물 좀 줘. 목이 아프네.
박윤석:알겠어요 (당신을 슬슬 밀어다 테이블에 앉히고 이불을 가져와 감싸준다)
정요한:(컵을 두 손으로 감싼다. 그런 네 얼굴을 바라보다 피하듯 고개를 숙여 컵 안의 물에 비친 제 얼굴을 본다.) 그래~... 이제 포커나 치자.
박윤석:네 이해했어요
정요한:아. 뭐 해줘?
박윤석:소원들어주기 해요
정요한:그래~. 많이 컸네. 나한테 내기도 걸고?
: 포커를 시작합니다.
(To GM): 원페어
정요한:(카드를 뽑고 뒷장으로 바닥에 내려놓는다.) 어때. 카드는 잘 나왔어?
박윤석:으음 뭐 적당히요 (당신의 눈을 살피며 웃는다)
정요한:하하. 내 운 몰라?
박윤석:저도 포기 안 해요
정요한:좋아. 그럼 공개하자.
박윤석:(스트레이트 카드를 자랑스럽게 보여주며) 이겼다!
정요한:...응?
: 박윤석 2점. 정요한 -2점.
(To GM): 원페어
정요한:아하~..... (카드를 보고 한숨을 푹 내쉰다.)
박윤석:왜요 카드가 안 좋아요?
정요한:응. 날이 갈수록 운이 안 따라주나봐. (카드를 가운데에 던진다.) 난 포기.
박윤석:운 좋은 도련님 어디가고 (큭큭 웃는다)
정요한:난 방금 원페어 뽑았는데. 너는?
박윤석:저도 원페어인데
정요한:이런 작은 우연이 운명이라고 말하는구나 너는.
: 박윤석 3점. 정요한 -2점.
(To GM): 노페어
박윤석:이번엔 어때요?
정요한:음. 있잖아.
박윤석:
: 박윤석.
박윤석:참나... 알겠어요 포기할게요.. (어이없게 웃는다)
정요한:야호~ 이겼다~ (꺄르륵 소리 내어 웃는다. 그러나 제 카드는 슬쩍 더미에 밀어넣는다.)
: 박윤석 3점. 정요한 -1점.
박윤석:엥 진짜 뭐예요 도련님 점점 치사해지네
정요한:난 그래도 괜찮아.
박윤석:응 한 번만 더 해요
정요한:좋아. 나도 한 번은 네게 이기고 싶은 걸.
(To GM): 투페어
정요한:이번에도~.. 눈 웃음 치면 안 넘어와줄거지?
박윤석:응 이번엔 절대요
정요한:알았어 알았어. 난 포기 안 할래.
박윤석:음
정요한:왜, 애매한 카드라도 나왔어?
박윤석:비밀
정요한:알았어. (투페어 카드를 내게 내민다.) 원페어구나?
박윤석:어....
정요한:하하!
: 박윤석 3점. 정요한 0점.
정요한:카드 뽑는 운이 좋구나.
박윤석:제가 좀 그래요 (매우 즐거운 낯이다)
정요한:그래. 콩팥 하나 달라는 소원이라도 이루어줄게.
: 눈꺼풀이 서서히 감길 때쯤 정요한은 잘에서 일어납니다.
정요한:시간이 너무 늦어졌네..
박윤석:예쁘겠죠...
정요한:내가 어린 애도 아니고 괜찮아.
: 감싸고 있던 이불을 당신에게 내민 후 정요한은 방 밖으로 나갑니다.
: 편지를 받은 순간부터, 애초에 선택지 따윈 없었던 겁니다.
: 다음 날 아침.
: 모든 게 완벽한 하루의 시작입니다.
정요한:(의자에 등을 기댄 채 손으로 얼굴을 반 쯤 가린다.)
박윤석:
: 정요한의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박윤석:도련님... 괜찮으세요?
정요한:(감았던 눈을 천천히 뜬다. 흐릿한 눈 앞이 점점 선명해지며 가까워진 네 모습에 다시금 질끈 눈을 감는다.) ... 아니. 이제 곧 도착할거야. (양 손을 들어 네 손등 위로 손을 겹치며 아래로 내린다.)
: 당신의 물음에 애매한 미소와 함께 화제를 돌려 답을 피합니다.
마부: 큰 주인님 말씀대로 도련님의 휴식을 위해 별장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정요한:(대충 고개를 끄덕인다.)
마부: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 싹싹한 마부마저 떠나면 별장에 남은 건 당신과 정요한, 단 둘뿐입니다.
정요한:....... 박윤석.
박윤석:네 제발 푹 쉬세요
정요한:응~ 도련님은 맘 대로야~ (꺄르륵 웃으며 정원으로 걸어간다.)
: 모시는 주인의 말을 따르자면, 해가 지기 전까진 자유시간입니다.
: 양손 가득한 짐을 옮기고 있으면 정요한이 별장 정원으로 걸어가는 뒷모습이 보입니다.
박윤석:누구 닮아 그렇게 말을 안 들어요 (ㅡㅡ)
: 위의 장소들 조사가 가능합니다.
박윤석:(도련님의 방을 살펴보러 간다)
[ 정요한의 방 ]
: 도련님의 방입니다.
: 당신은 어느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을까요.
박윤석:
: 정요한이 개인적으로 챙겨운 짐은 여태 풀어지지 않고 그대로 있습니다.
박윤석:놀러 나가실 거면 짐부터 푸시지 아무튼 못말리셔 (요한 도련님의 짐을 살피러 갑니다.)
: 짐을 풀어보면 여러 벌의 옷과 장갑, 모자 등의 액세서리가 들어가있습니다.
박윤석:뭐야... (옷을 만지작 거리다가 숨겨진 것을 꺼내본다)
: 손에 잡히는 것은 단단한 술병과 가죽 시가 케이스입니다.
박윤석:도련님 좀 맞아야겠당
: 술병과 시가 케이스를 압수합니다. 아,안돼... 정원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박윤석:으음... (빤히 보기만 하다, 화살통을 챙긴다)
: 화살통 또한 챙깁니다.
[ 큰 주인님의 방 ]
: 큰 주인님의 방입니다.
박윤석:
: 문 너머로 끼익, 끼익... 쇳소리가 들립니다.
박윤석:음..... (미심적게 방문 바라보다 사용인의 방으로 향한다)
[ 사용인의 방 ]
: 넓은 사용인 방에는 침대가 여럿 놓여 있습니다.
박윤석:(촛대에 바람을 불어 먼지를 털어낸 뒤 불을 붙이고 책더미를 확인한다)
: 촛대의 먼지를 털어보면..
: 주위가 한 층 더 밝아지며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박윤석:어우 이거 죽는 거 아냐? 대박이넹 (곰팡이를 보고 으아... 거리다 책더미를 살핀다)
박윤석:
: 사랑 얘기를 담은 유치한 로맨스 소설이 대부분입니다.
: 큰 주인님의 방 열쇠가 어디에 있는지 알게되었네요.
박윤석:에린스 누구야 (ㅡㅡ) 도련님 착한데 (ㅡㅡ. 뾰루퉁한 표정으로 식당으로 가 쪽지 내용대로 열쇠를 찾는다)
: 당신에게만 친절하다는 생각은 안해봤나요?
[ 식당과 부엌 ]
: 별장에 머무르는 동안 당신이 하루에 세 번은 족히 드나들 공간입니다.
박윤석:나중에 도련님 맛있는 거 만들어드려야겠다
: 쪽지 내용대로 밀가루 포대를 들면 작은 구멍이 보이고
박윤석:(다시 자리로 되돌려 놓고는 정원으로 간다)
: 밀가루 포대를 다시 원래 자리로 놓고 정원으로 향합니다.
[ 정원 ]
: 별장 서문 테라스에서 이어진 자그마한 정원입니다.
박윤석:(몰래 웃다가 살금살금 다가가서는 귓속말처럼 도련님- 하고 부른다)
: 작게 그의 이름을 불러보면...
박윤석:어,... (반응 없는 도련님에 살짝 걱정하다가, 도련님의 손을 보고 멈칫. 이내 조심스레 무엇인지 살핀다)
박윤석:
: 접힌 손가락을 살며시 들어 살피면 피가 옅게 밴 거즈가 보입니다.
정요한:깨우는 방식이 특이하네.
: 잠에서 깬 정요한입니다.
박윤석:진짜 맞을래요?
정요한:뭐?
박윤석:(답지않게 와락 구겨진 얼굴이다)
정요한:그래, 할 말 다 했어?
박윤석:풀었어요
정요한:(이럴 땐 집요하다니까... 미간을 약하게 찌푸렸다가 푼다.) 약은 싫은데...
박윤석:피가 이렇게 묻었는데 털어서 난 긁힌 상처라구요?
정요한:아니, 철철 난 것도 아니고 그냥 살짝 난 건데. (억울하다는 목소리로 피가 옅게 밴 거즈를 보여준다.)
박윤석:(도련님 빤히 쳐다보다가 이내 의자를 거칠게 털어낸다)
정요한:허. (기가 차 헛웃음을 터트린다. 그리고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진다.)
박윤석:이 상황에 뭘 가위바위보에요
정요한:지는 사람은 옷 하나씩 벗는거야.
정요한:왜 대답이 없지?
박윤석:그런게 어디있어요
정요한:왜 그러긴. 사용인이 나랑 같은 위치에 서고 싶어 하길래
박윤석:제가 언제 그랬어요 (당황하는 투)
정요한:하아....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등을 기댄다. 왼손으로 앞머리를 쓸어 올린다.)
박윤석:..아니에요 알겠어요
정요한:(왼손을 앞으로 내민다.) 가위, 바위.. 보.
정요한는 보를 냅니다.
박윤석는 바위를 냅니다.
정요한:졌네. 뭘 해야하는지 알지?
박윤석:(말 없이 도련님을 바라보다, 셔츠를 벗어낸다)
정요한:(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다 다시 입을 연다.) 가위, 바위, 보.
정요한는 보를 냅니다.
박윤석는 바위를 냅니다.
박윤석:(입술을 꾹 물며 바지를 벗어낸다)
정요한:그만.
: 눈부신 노을이 하얀 게넷 저택을 붉게 물들입니다.
: 그 까탈스러운 도련님께서 저녁을 준비하라 했으니 다시 부엌으로 가볼까요?
박윤석:(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부엌으로 향한다)
: 부엌에는 채소와 빵, 곧바로 먹을 수 있는 치즈나 말린 고기 등 식자재들이 갖춰져 있습니다.
박윤석:(간단한 샐러드와 반숙프라이, 그리고 고기를 구워낸다)
: 샐러드와 반숙 프라이, 고기를 구어내 식당으로 향합니다.
정요한:......
: 긴 테이블에 홀로 앉은 정요한은 식사를 내와도 시큰둥안 반응입니다.
: 초겨울 쌀쌀한 한기에 절로 소름이 돋습니다.
정요한:..... 바쁜 일 없지?
: 어? 방으로 돌아간 줄 알았던 당신의 주인입니다.
정요한:오늘 게넷 호수를 보지 못한 게 아쉬워서 잠이 안 와.
박윤석:밤 늦었는데 괜찮으시겠어요?
정요한:.... 내가 밤을 무서워할 나이는 지났는데.
: 정요한은 이미 오일램프를 쥐고 겉옷을 두른 채 나갈 채비를 모두 마친 상태로 보입니다.
정요한:가자.
: 별장 뒷길로 이어진 오솔길을 거닐면
: 부엉이가 울어대는 까만 밤, 단둘이 숲속을 걷습니다.
정요한:달빛이 좋네, 여기서 쉬었다 가자.
: 저 아이를 달빛 일렁이는 호수에 밀어버리렴...
박윤석:네, 조심하세요 (잡은 손에 힘을 꽈악 주고서 슬쩍 웃는다)
정요한:응. 아직은 괜찮아.
: 정요한은 오일램프를 두고 잔디 위에 풀썩 앉습니다.
박윤석:
: 정요한은 잔디밭에 몸을 기대는가 싶더니
박윤석:도련님
정요한:의사를 부를 정도는 아니라니까.
박윤석:그럼 제가 간단한 치료라도 하게 해주세요
정요한:..... (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다친 손을 내게 내밀어 보인다.)
박윤석:감사해요 (조심스럽게 도련님의 손을 잡고 상태를 확인한다)
: 거즈를 천천히 때어봅니다.
정요한:(무표정으로 손바닥에 난 상처를 바라볼 뿐이다.)
박윤석:(옅게 인상을 찌푸리고서 상처를 바라보다 도련님을 한 번 번갈아 본 후, 조심스레 소독약으로 피를 닦아낸다)
박윤석:
: 최대한 아프지 않게 치료한다는 마음이 너무 앞선 탓인가?
정요한:윽.
박윤석:아
박윤석:최대한 열심히 해보려고 했는데
정요한:.......
박윤석:네.... 근데 아까 그거 때문에 복수하는 거 아니에요...
: 아까보다 더 조심스러운 손길로 소독약을 바릅니다.
정요한:(손을 보고 픽, 입꼬리를 올린다.) 잘했네.
박윤석:아니에요 도련님 그런소리 마세요 (헤헤, 웃는 얼굴로 당신을 바라본다)
정요한:차암... 그건 맞긴 해. 세상 어떤 사용인이 주인한테 맞을래요, 이래?
정요한:욕하는 것도 못 들어봤고..
박윤석:화 안 나요
정요한:약은~... 어쩔 수 없어. 그 비이상적으로 쓴건 도저히 익숙해지지가 않아.
정요한:서운한 일 있으면 바로바로 말하고. 어? 알겠지?
박윤석:네 알겠어요 (활짝 웃는 얼굴로 새끼손가락을 걸어 약속한다)
박윤석:(조잘조잘 말이 많은 걸 보아하니 잘 풀려서 기분 좋은 듯 싶다)
정요한:음~... 아까 그 요리로도 충분한데.
박윤석:그래요?
정요한:응. 알지?
: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당신의 연약한 주인이 추위에 몸을 떱니다.
정요한:크,크흡. 콜록콜록
: 가을의 끝자락, 겨울의 초입 밤은 서늘합니다.
정요한:이제... 들어가자.
박윤석:네 가요
정요한:(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네게 묻는 것인지 아니면 혼잣말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 이후 정요한은 입을 다물고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 와장창!
박윤석:(소리의 근원인 큰 주인님 방을 바라보다, 정원으로 걸음을 옮겨 살펴본다)
: 정원을 빙 둘러 걸으면 큰 주인님의 방에 난 창이 보입니다.
박윤석:
: 큰 주인님의 방은…
박윤석:
이성 1 감소.
박윤석:저, 저게 뭐지...????
: 밤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정요한:이런 건 보는 거 아니야.
: 당연하게도 상대는 당신이 모시는 도련님입니다.
정요한:좋은 아침, 이라고 인사할려고 했는데...
박윤석:이 이걸 어떻게 신경 안 써요
정요한:(네가 한다는 말에 한마디 할 생각에 입을 열었다가 다문다.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아니.
: 정말 타이밍이 좋게도.
정요한:착하네. (다친 손을 들어 올렸다가 멈칫하고 손등으로 네 머리를 쓰다듬는다.)
: 이런 끔찍한 광경을 보고도 연약한 도련님은 태연히 반응합니다.
: 어긋나고, 틀리고, 상식과 현실 사이 틈이 생기고….
[ 부엌 ]
: 오늘은 무슨 요리를 하나요?
박윤석:(고기를 뺀 샐러드와 반숙란, 그리고 빵에 버터를 발라 굽는다)
박윤석:
: 제 주인인 도련님이 신경쓰지 말라는 말을 해도..
: 그때. 조미료통 사이 [종이 뭉치]를 발견합니다.
박윤석:어... (의문도 잠시 손을 뻗어 종이 뭉치를 확인한다)
: 수많은 레시피가 적힌 종이 뭉치입니다.
박윤석:
박윤석:어, 이거... (열쇠뭉치가 생각났는지 꺼내서 열쇠뭉치를 확인해본다)
: 열쇠 뭉치에서 열쇠를 하나 하나 살펴보면 정말로 네잎클로버가 그려진 열쇠 하나가 있습니다.
박윤석:아 네 지금 가요!!
정요한:(포크를 들어 샐러드 야채를 찍어 입에 넣는다.)
박윤석:어떤게 없어지셨는데요?
정요한:........ (포크로 반숙란을 콕 찍어 노른자를 터트리다가 나즈막히) 입에 물면 하얀 연기가 나오는 거.
박윤석:아
정요한:지금도 충분히 조금 하고 있는데...
박윤석:안돼요
정요한:알았어, 알았어.
정요한:...무,...물,.. 물!!
박윤석:어어, 네 잠시만요..!
정요한:
: 정요한은 잔이 보이자 마자 바로 낚아채 물을 급하게 들이킵니다.
정요한:컥켁콜록콜록켁켁크어어ㅓ어억켁꿇헉쓰읍쓰읍콜록콜록
박윤석:도련님, 도련님 괜찮으세요? 아 어떡해
정요한:(한참을 기침을 하다 점차 잦아들고 나서야 숨을 고르기 시작한다. 한 손으로 목을 감싸 쥐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다.)
박윤석:네, 네 죄송해요...
: 별장으로 출발할 때부터 느낀 바인데
정요한:(눈을 날카롭게 떠 너를 보다가... 풀고 한숨을 푹 내쉰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인다.)
박윤석:네 (고개를 끄덕이고 도련님을 업고서 서재로 향한다)
정요한:(네 등에 매달려 등에 머리를 대고 눈을 감는다.) .... 넌 내가 종 울릴 때마다 간간이 와.
: 즉, 오늘도 특별히 해야 할 일은 없단 소리입니다.
정요한:대답. (콜록, 작게 기침하며)
박윤석:네 알겠어요 종 소리 나면 바로 달려올게요 (격하게 고개를 끄덕여보인다)
[ 서재 ]
: 고서 특유의 바닐라 향이 한껏 찬 서재는 간소하지만 책장에 빈틈없이 책이 채워져 있습니다.
Robin Arrow
A Midsummer Night's Dream
As You Like It
Until
Yellow Room,
Nightingale
Without Love
: ....
박윤석:
: 책의 첫 글자
: 표지가 붉은 책들은 하나같이 제목이 없습니다.
박윤석:(잠시 고민하다 도련님을 살펴보고는 붉은 책 하나 골라 살핀다)
: 책을 꺼내는 순간
정요한:.......
: 시간이 멈춘 듯 짧은 대치가 이어집니다.
정요한:윤석아. 이 서재는 이전 가주들이 남긴 기록들이 많아 함부로 건드리면 안 돼.
: 읽을 책을 전부 고른 것인지 정요한은 책장 너머에서 걸어나 옵니다.
박윤석:...네 도련님 (잠시 섬짓함에 움찔하다 웃는 얼굴로 돌아온다)
박윤석:
: 내내 도련님이 나를 감시했다.
정요한:책 다 골랐어.
박윤석:네 알겠어요 (갸웃 하다가 고개를 끄덕이고서 뒤돌아선다)
정요한:업어준다며.
: 정요한은 방으로 돌아갑니다.
박윤석:저,,, 도련님 이제 전 나가볼게요
정요한:(대충 고개를 끄덕이다가.... 네 웃음에 저도 살짝 웃어보인다.) 나가봐.
: [큰 주인님]의 방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박윤석:(도련님 방에서 나와 조심스레 큰 주인님 방으로 간다)
[큰 주인님의 방]
: 끼익, 오래된 목재 문을 열자 아침에 맡았던 비릿한 혈 향이 코를 괴롭힙니다.
: 아래에서부터 위로 시선을 옮기면…
박윤석:......
: 피가 스며든 고풍스러운 마호가니 탁자 위로 [깃펜]과 [종이 더미]가 무질서하게 흐트러져 있습니다. '
박윤석:(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겨 검붉은 덩어리를 확인한다)
: [검붉은 덩어리]를 살펴봅니다.
박윤석:(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본다)
: 올려오려는 구역질을 참고 가까이 다가가 살펴봅니다.
이성 1 감소.
: 몸통 어딘가에서 떨어져 나온 살점들이 보입니다.
박윤석:(인상을 찌푸린 채 주위를 둘러보다 깃펜과 종이더미를 확인해본다)
박윤석:
: [깃펜]
박윤석:음...
: 바랜 종이를 하나씩 넘겨보면 오른쪽 아래 끝에 '실패'란 글씨가 드문드문 적혀있습니다.
박윤석:
: 낯선 얼굴들이 많습니다.
: 밝은 머리칼의 하인이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줄리: 어머, 윤석씨!
: 당신도 익히 알고 있는 저택 내 하인입니다.
박윤석:아... 제가 치울 수 있나 싶어서...
줄리: 다른 하인이 청소하겠단 얘기를 분명 전달해 줬을 텐데!
박윤석:저주받은 방이요...?
줄리: 몰랐어요?
박윤석:그게 무슨... 우연이겠죠
줄리: 글쎄요? (어깨 으쓱) 사실 저도 크게 믿지는 않아요.
박윤석:주인님 안 예민해요..
줄리: 그래요. 여긴 제가 청소해둘게요.
: 줄리에게 인사를 하고 나가려던 찰나. 당신을 붙잡습니다.
줄리: 참!
박윤석:네?
줄리: 윤석씨, 에린스님과 아는 사이였나요?
박윤석:에린스... 님이요?
줄리: 하여튼 당신에게 꼭 편지를 전해달라고 하셔서요.
: 에린스?
박윤석:어...
: 마지막 문장은 아주 급히 휘갈겨 쓴 티가 납니다.
박윤석:저 진짜 나가볼게요......
줄리: 어떤 사연이 있는 건진 모르겠지만... 에린스님께서 편지를 확인한 후 반드시 불태우라고 하셨어요. (작게 속삭인다.)
: 대화를 끝낸 후 줄리는 부지런히 큰 주인님의 방을 청소하기 시작합니다.
: 어서. 어서 빨리.
박윤석:.....
: 호수로 나가보려고 하면
딸랑
: 맑고 고운 종소리가 울립니다.
박윤석:아.....
: 당신의 주인, 도련님이 당신을 부르는 소리입니다.
박윤석:(정신차리고서 편지를 구기듯 주머니에 넣고 빠르게 도련님께로 향한다)
: 정요한의 방으로 가면
정요한:....컨디션이 안 좋아.
박윤석:네 좋아요
: 정요한은 전날보다 더 창백한 낯을 하고 있습니다.
박윤석:노래는 못 부르니까...
정요한:(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 그의 뺨은 식은 찻잔처럼 딱딱하게 굳은 살결이 시립니다.
정요한:내가 잘 동안은... 네 자유시간이니까 맘껏 돌아다녀봐.
박윤석:네 알겠어요
정요한:.....그냥, 아무거나. 네가 좋아하는 책.
박윤석:음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이내 소설집 하나를 꺼내와서는 자기 편한 어투로 한 문장 한 문장 읽기 시작한다)
정요한:(옆에서 들려오는 책 읽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네 목소리는 언제나 들어도 차분해서. 편안해진다. 한 번, 두 번, 천천히 깜빡이는 눈꺼풀은 완전히 감긴다. 호흡은 점점 깊어지고 어깨는 긴장이 풀어져 느슨해진다. 네 목소리에 안도하며 잠에 빠져든다.)
: 그는 잠에 듭니다.
박윤석:(도련님이 잠에 든 걸 보고서 조심스럽게 방문을 나선다)
: 정요한이 잠들어 있는 사이
: 낮의 숲길은 평화롭습니다.
: 바스락, 바스락.
박윤석:...?
: 뒤를 돌아보면 우거진 나무들만 보입니다.
박윤석:도련님?
: 솨아아. 바람이 불어 낙엽들이 부딪히는 소리만 들립니다.
: 점점 더 가까이.
박윤석:.... (걸음을 빨리하다 달리기 시작한다)
박윤석:
: 낯선 이의 인기척이 바짝 가까워집니다.
박윤석:
1d2 굴려주세요.
박윤석:
=
이성 2 감소
: 마치 사냥감이 된 것 같습니다.
: 쫓아옵니다
휘익, 푹!
박윤석:
: 화살이 탐사자의 머리칼을 스쳐 눈앞의 나무에 처박힙니다.
박윤석:도련님?
: 뒤를 돌아봐요, 박윤석, 당신을 겨냥한 사냥꾼은 우뚝 멈춰있습니다.
박윤석:......
: 분명 곤히 잠들었던 정요한이 활을 붙잡고 서 있습니다.
정요한:잠깐, 맞았어?
박윤석:...안 맞았어요 괜찮아요...
정요한:아... 미안. 산짐승이랑 착각해서 쏴버렸어.
박윤석:저 따라오신 거, 도련님 ...맞죠?
정요한:미안하네... 난 너 인줄 몰랐지.
박윤석:네, 네..... (고개를 슬쩍 뺴고 도련님을 바라본다)
정요한:왜?
: 작은 주인님은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박윤석:네... 가요 (도련님의 손을 덥썩 잡고 걷는다)
박윤석:
: 도련님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섬찟한 소리와 함께 단풍나무에 꽂히던 화살
: 두 사람은 함께 저택으로 돌아오고
: 한참을 뒤척이면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립니다.
정요한:..... 잠이 안 와.
박윤석:(망설이다가, 문 근처로 천천히 다가선다)
정요한:몸은 원래도 안 좋았잖아. 지금은 그냥, 눈을 감아도 잠이 안오네.
: 그 역시 불면에 시달리기라도 한 건지 퀭한 낯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길 권합니다.
박윤석:..... (문을 열고서 도련님이 들어오기 편하도록 비켜선다
정요한:네가 자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혹시나 해서 온거지.
박윤석:저도 사실 잠이 안 와서요
정요한:(방에 들어가 의자를 꺼내 앉는다.) 너... 아버지, 그러니까 큰 주인님 방에 들어가봤어?
박윤석:아, 네 제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나 해서
정요한:(네 대답을 듣고 슬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신경쓰지 말라고 했는데 기어코 들어갔구나 너.
박윤석:(고개를 끄덕이고)
정요한:피? 아, 그랬지 참.
박윤석:네?
정요한:포커 한 판 할까?
박윤석:어...
정요한:그럼 그렇게 해.
(To GM): 원페어
정요한:(카드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턱을 괸다.) 별장에서 지내는 건 어때? 괜찮아?
박윤석:네 별장에서 지내는 거 좋아요
정요한:그럼 다행이고. 난 좀... 별로인 것 같아.
박윤석:왜 별로에요?
정요한:응. 별로야. 포기할래.
박윤석:(원페어 카드를 보여준다)
: 박윤석 1점. 정요한 0점.
정요한:이 곳이 너무 반대로 조용해서 그런가봐.
(To GM): 노페어
정요한:(카드의 패를 보고 널 바라본다.)
박윤석:무슨 생각 하시는데요? 제가 들어드릴게요
정요한:걸래?
박윤석:포기할거예요
: 박윤석 1점. 정요한 1점.
정요한:노페어라서 포기한거야?
박윤석:원페어라서 포기했어요
정요한:난 노페어였는데.
박윤석:건강해질거예요
정요한:진짜?
(To GM): 원페어
정요한:이거 감동인데.
박윤석:무슨 그런 소릴 하세요 아니에요
정요한:(어깨 으쓱이면서 확인한 카드를 앞에 내려놓는다.) 포기 안할래.
박윤석:저두 포기 안 해요
정요한:네가 내 옆에 너무 오래 있긴 했지.
박윤석:(원페어 카드를 보여준다)
정요한:그런 생각은 안 해 봤어? 우린 너무 서로가 붙어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
(To GM): 투페어
정요한:이번 포커는 좀 치열하네.
박윤석:그러게요... 전엔 정말 잘 나왔는데
정요한:음? 아니.
박윤석:저도 포기 안 해요!
정요한:..... 그래, 노력하마. (투페어 카드를 네게 보여준다.)
박윤석:아
: 박윤석 0점. 정요한 3점.
정요한:그렇게 궁금해?
박윤석:(고개를 격하게 끄덕인다)
정요한:그래 그럼 마지막에 모든 운을 맡겨보자.
박윤석:(카드를 확인하고서 도련님을 바라본다)
정요한:
박윤석:어.... 좋은 거 나오셨나보다...
정요한:너 먼저 말해봐.
박윤석:저는 (머뭇거리다가 활짝웃고)
정요한:정말?
박윤석:네! (자신있게 카드를 보여준다)
정요한:넌 내 사용인이 아니라 도박장에 갔었더라면
(To GM): 스트레이트 플러시
정요한:하지만
박윤석:어...
정요한:하하하! 하아.... (깔깔 소리내어 웃다가 힘이 빠져 숨을 푹 내쉰다.)
박윤석:아,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정요한:(문 손잡이를 잡고는 고개를 내저어) 됐어. 너도 자야지.
박윤석:그땐 죄송해요...
: 방을 나서던 정요한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더니
정요한:.....
박윤석:...
: 방문은 닫히고
: 선잠이 든 당신은 몽롱한 기운에 겨우 정신을 차립니다.
: 어제부터 정요한은 입맛이 없어 보였으니, 오늘은 먹기 쉬운 수프라도 끓여볼까요.
박윤석:(살짝 하품을 하고서 수프 재료를 찾는다)
: 어제 쓴 소금이 마지막이었는지 여분의 봉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박윤석:(식자재 창고로 걸음을 옮겨 문을 활짝 연다)
[ 식자재 창고 ]
: 주방에서 이어진 지하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좁은 창고가 보입니다.
박윤석:
: 상자를 들자 와르르!
박윤석:으아 진짜 대박
: 당신은 소금과 뭔가 나쁜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박윤석:...?
: 편지 한 장입니다.
박윤석:(의문 가득한 얼굴로 묻은 소금을 툭툭 털어내며 이리저리 둘러보다 내용을 확인해본다)
:편지와 함께 동봉된 건 별장 지도입니다.
박윤석:... (이상한 기분을 떨치지 못 한채로 편지를 주머니에 넣어 별장 뒷문 쪽으로 향한다)
: 다른 상자들은 살펴보지 않나요?
박윤석:(살펴본당)
박윤석:
: 연극의 한 장면처럼 당신이 편지를 모두 읽은 후
박윤석:
1d2 굴려주세요
박윤석:
=
이성 1 감소
: 그렇다면 큰 주인님께서 당신에게 사주한 일은요?
: 별장 뒷문 쪽으로 향하나요?
박윤석:(무표정해졌다,,)
: 그러나 잘 들어보세요.
딸랑
: 청명한 종소리
박윤석:아,
: [뒷문]으로 가기 위해 있다던 [지하실], 사용인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딸랑, 딸랑.
: 청명한 종소리가 저택 안에 울려 펴집니다.
박윤석:(한 번 멈칫, 그러나 눈을 질끈 감고서 지하실로 빠르게 달려간다)
: 진짜로요?
박윤석:(입을 삐죽이다 결국 걸음을 돌려 종소리를 향해 달려간다)
: 정요한은 방이 아닌 접대실에 서 있습니다.
정요한:늦었어.
: 그가 SP판 위로 바늘을 올리자 경쾌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박윤석:소금이 떨어져서 식자재 창고 다녀왔어요
: 전날보다 수척해 보이는 정요한이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정요한:저택으로 돌아가면... 이리저리 초대받아 춤을 춰야 할 곳이 많을테니
박윤석:네...
정요한:(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지만 다시 쭉 내려간다. 평소보다 작은 목소리로 말 끝은 흐리멍덩하게 대답한다.) 그냥... 내 스텝에 맞춰 따라 움직이기만 하면 돼..
박윤석:네 도련님 (손을 내밀어 도련님의 손을 잡고는 긴장한 낯으로 침을 꿀꺽 삼킨다. 춤은 영 춰본 적이 없으니)
정요한:..긴장하긴. 아무도 보는 사람 없어. 여긴, 우리 둘 뿐이야.
박윤석:네?
정요한:
: 당신의 질문에 도련님은 말 없이 당신을 이끌 뿐입니다.
박윤석:...도련님?
정요한:아-. 무슨 초상화?
박윤석:아뇨 그거 말구요
정요한:
: 당신이 우뚝 발걸음을 멈추려 하지만 강한 힘에 의해 멈출 수가 없습니다.
정요한:피라... 이제 그만 좀 내고 싶은데 말이야........
: 어딘가 고장 나거나, 이성이 온전치 못한 사람처럼
박윤석:도련님
정요한:
: 꽈악. 정요한이 당신을 손을 잡습니다.
정요한:연주는
: 발과 발이 땅을 딛고 몸이 흔들거립니다.
: 숨을 헐떡이는 정요한은 바닥에 쓰러집니다.
정요한:허억, 윽. 하아....으윽!!
박윤석:어, 도련님 !!
박윤석:침, 침실로 옮겨드릴게요 잠깐만요
박윤석:
: 여태 봐왔던 작은 주인님의 상태 중 가히 최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요한:조금, 허억... 하악, 만. 쉬면... 괜찮아... 질 거야...
: 침대에 그를 뉘면 그는 멍하니 당신을 바라봅니다.
정요한:.... 박윤석.
박윤석:ㄴ,네 도련님
: 그는 곧 테이블을 가리킵니다.
정요한:...테이블 위에 내려둔 차가 있,어...
박윤석:네 알겠어요, 얼른 푹 쉬세요
: 전보다는 한층 안정된 목소리입니다.
정요한:어제,처럼... 멋대로 나가지 말고.....
: 정요한은 잠에 청할 테니 당신도 푹 쉬길 권합니다.
박윤석:네?
: 이어 자그마한 숨소리가 일정해집니다.
박윤석:.....푹 주무세요,,
: 방안의 모든 불이 꺼집니다.
박윤석:......
: 그가 마시기 위해 우린 걸까요? 언제 우린 걸까요?
박윤석:
: 연둣빛을 띠는 찻잔에는 꽃잎이 떠다니고 있습니다.
: 독입니다.
박윤석:......
: 뒤를 돌자
박윤석:
이성 1 감소
: 오래된 별장 나무 바닥이 쿵, 쿵 진동합니다.
: 추론도 결국 생자의 것.
박윤석:(헉헉 소릴내며 전속력으로 달리다 힐끔 뒤돌아본다)
: 언뜻 보이는 창문과 창밖의 정문은 모두 굳게 잠겨있습니다.
박윤석:(조금 더 힘을 내어 뒷문으로 내달린다)
: 하지만 사용인 방에 도착한 당신.
박윤석:
: 정신없이 방을 둘러봅니다.
박윤석, 방에 있어?
박윤석:(깜짝놀라 입을 틀어막고 문쪽을 바라본다. 식은땀이 맺히다 못해 줄줄 흐르고, 겁에 질려 구겨진 얼굴까지)
: 숨 소리를 죽이며 [책더미]를 살펴봅니다.
박윤석:
: 밧줄로 된 손잡이를 끌면 지하로 이어지는 문이 쉽게 열립니다.
...어디에 갔을까아
: 그의 목소리 또한.
박윤석:(최대한 소리를 죽이며 지하로 내려가본다)
: 지하는 컴컴하고 곰팡내가 진동하는 불길한 장소입니다.
: 아주 오래되어 까맣게 굳어버린 핏자국이 보입니다.
: 다급히 [뒷문]을 여는 순간,
박윤석:
: 푹!
: 열기 탓에 쉬어버린 목소리로 정요한이 속삭입니다.
박윤석:(굳었던 몸을 억지로 돌려 다시 달아난다)
: 낮의 숲길은 평화롭습니다.
: …
박윤석:
: 서둘러 걸음을 옮기면 정요한의 인기척이 서서히 멀어집니다.
박윤석:
: 푹!
박윤석 체력 1 감소
: 다시 활시위를 당기는 소리가 매섭습니다.
박윤석:도련님, 도련님,.. (우는 낯을 하며 피가 흐르는 목덜미를 감싸 그대로 계속 질주한다)
: 나뭇가지에 걸린 것인지
: 이번에 잡히면 정말 죽게 될 겁니다.
정요한:멈춰!
: 정요한의 사나운 외침
박윤석:(도련님이 외침이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려 잔뜩 흔들리는 동공으로 쳐다보다가, 이내 쪽지의 내용대로 침엽수 아래를 살핀다)
박윤석:
: 눈앞이 핑핑 돌고, 판별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박윤석:
: 당신의 팔 옆으로 날카로운 화살이 날라가 침엽수에 박힙니다.
박윤석:윽,... (날아오는 화살에 화들짝 놀라 얼굴을 팔로 감싼다)
박윤석:
: 침엽수 아래, 수상할 정도로 정갈하게 쌓인 돌탑이 보입니다.
박윤석:..!! (화색이 도는 얼굴을 하고 유리병을 살핀다)
: 당신이 유리병을 집는 것과 동시에, 정요한이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정요한:이걸, 어떻게. 알았을까? (박윤석 손에 든 유리병을 낚아채려고 한다.)
박윤석:
정요한:
: 그러나 불덩이처럼 뜨겁고 약해진 작은 주인님은
박윤석:도련님, 그만해요, 무서워요
정요한:이건, 이건... 어쩔 수 없는 의식이야.....
박윤석:(눈물이 참을 수도 없이 계속 흘러서는, 얼굴이 물범벅이다)
정요한:하, 하하...하하하..!! (떨리는 손을 뻗어 네 뺨을 닦아준다.)
: 정요한의 얼굴은 점점 더 창백해집니다.
박윤석:도련님 너무해요... 너무해요....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하고서 눈물 때문에 흐려진 도련님을 바라본다)
: 꺼지기 전 활활 타오르는 양초처럼 화살을 쥔 손이 덜덜 떨리며 당신의 목을 긁어댑니다.
정요한:어쩔 수 없어. 어쩔 수 없어. 어쩔 수 없어.
: 기어코 정요한은 객혈하며 말합니다
박윤석:(튀는 피에 눈을 질끈 감고서, 아무 행동도 하지 못한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
: 그 게넷 호수를 장식하는 낙엽들, 낙엽 위의 우리.
박윤석:.....도련님은
박윤석: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한 기도였는데,
정요한:......살고 싶어?
박윤석:그렇게 해요
정요한:윤석아. 살고 싶니...
박윤석:도련님 건강하면 괜찮아요...
박윤석:(코를 먹으며 눈물이 질질..)
정요한:(입에서는 피가 흐르고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린다. 얼굴은 아무 감정도 없는 듯 무표정하지만, 무겁고 깊은 슬픔이 베어있다.)
: 둘 사이로 낙엽잎 하나가 떨어집니다.
정요한:..................
박윤석:싫어요... 싫어요
정요한:제발. 그게 내 소원이란다.
박윤석:...나를 죽이려고 했으면서
박윤석:도련님 진짜 나빠, 요 나쁘다구요.... 흐윽... 흑..
정요한:넌, 정말로... 쓸데 없는 말이 많아...
박윤석:(하늘을 바라본 채로 이야기한다) ...도련님이 후회했으면 좋겠어
정요한:하, 이 새끼 진짜 말 안 듣네.
박윤석:싫어요 싫어요, 도련님 말 안 들을거야 이제
정요한:무슨....
박윤석:도련님이 평생 후회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박윤석:어떻게하면 도련님을 살릴 수 있지, 생각하면서
: 당신은 사냥꾼에게 목을 내어줍니다.
: 피 냄새를 맡은 것인지 까마귀들이 날아와 둘의 주변을 맴돕니다.
정요한:........ 멍청한 새끼.
: 시야가 흐릿해져 갑니다.
정요한:(바닥에 떨어져 있는 유리병을 든다.)
: 차게 식어가는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정요한:지금까지 내 비위 맞춰주며 잘 살았으면서. 마지막에 살려달라 비는 게 뭐가 그렇게 어렵다고 말을 안 해. 왜
박윤석:ㅁ,.맞...춘게..., 아니..라.. (쿨럭쿨럭, 흐려져가는 시야임에도 불구하고, 입을 열어 아주 옅게 나오는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정요한:허, 하하.....
박윤석:맞,.....춘적.... 없어.. 맞춘 적ㄱ,.. 없어...
정요한:야.
박윤석:무, 서워.....서 그랬어.... (다시 눈물이 흐른다. 본인 의지 없이, 그저 흐른다)
정요한:소원권은 이미 사용했어.
박윤석:(그리고 힘을 다해서 미약하지만 미소짓는다)
정요한:(네 얼굴을 보고 미간을 찌푸린다.)
: 그리고 정요한은 당신의 이마에 대고 주문처럼 무어라 중얼거립니다.
정요한:박윤석. 박윤석..
: 끝으로 아주 밝은 빛이 정요한의 손 끝에서 터져 나옵니다.
: 포말이 됩니다.
정요한 생존 / 박윤석 로스트
~ The END ~
윤석이 준비 됐으면 냥냥해~
우중충한 흐린 하늘 아래가 시립니다.
날씨가 자연과 신의 뜻이라면…
이리도 매서운 하늘은 살생을 목전에 둔 당신을 비난하는 걸까요.
꼭 그리 느껴져 마차 밖으로 보이는 평화로운 풍경이 눈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몸은.... 적당히?
나쁘지 않아.
창 밖은 어때? 놀기 좋은 날씨야?
그래도 밖은 예뻐요
심심하시다면 보셔도 될 거 같은데
하늘에서 기어코 굵은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집니다.
설마 내가 봐서 비오는거야?
이제 비가 막 굵어지기 시작하나봐요
비가 그칠 때까지 여관에 묵고 가는 건 어떻겠습니까?
비가 많이 와서 위험하니까
게다가 물이 불어나는 게 젤 무서운 거 알죠??
아무튼. 그래, 묵고 가자.
겨울이 오기 전 한가한 달에 별장으로 떠나는 휴가이니
바쁠 것 하나 없지요.
마차는 우회해 작은 목재 여관 앞에 멈추어 섭니다.
웃돈을 얹어 가장 좋은 방 두 개를 구한 후 당신과 정요한은 각자의 방에서 쉬기로 합니다.
…
당신은 출발 전 큰 주인님이 손에 친히 쥐여주었던 편지를 펼쳐볼 수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금빛 편지지, 장미 향이 은은하게 퍼집니다.
그 숲속에는 너르고 아름다운 게넷 호수가 존재합니다.
그러니 편지 속 호수는 게넷 호수를 의미할 것입니다.
또, 큰 주인님께서 아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은….
똑똑똑
누군가 방문을 두드립니다.
들어가도 돼?
들어오세요, 제가 가면 되는데
어느새 창밖은 어둑한 밤
빛이 부족한 여관은 습하고 명도가 낮습니다.
그 아이를 호수에 밀어버리렴
그 아이를 호수에 밀어버리렴....
편한 옷을 차려입은 그를 보아, 여관에서 하룻밤 묵고 가는 건 기정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거 알아? 그 별장 뒤에 호수가 있대.
거기서 피크닉을 하면 즐거울 것 같아.
방은 왜 두 개로 하셨어요 하나로 하시지, 그래야 도련님 잘 볼 수 있는데
전 바닥에서 자면 되구...
밖에 나가는 거 말고 하고 싶은 거 있으세요? 도련님 하고 싶은 거 해요
밖에 나가는 건 꼭 빼구용
널 어떻게 바닥에서 재우니?
한 침대에서 사이 좋게 붙어서 자야지~ (킥킥 웃다가 컥) 쓰읍콜록콜럭켁허억허흐어
잔소,크흡, 컥.... 심하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뻔뻔한 표정)
크흠....큽. 그으럼.. 포커라도 치자. 이건 괜찮지?
옷도 좀 껴입구요, 물도 마시면 포커 같이 해드릴게요
(제안이 아닌 듯한 어투다)
옷은.. 내 방에 있으니까. 대충 이불이라도 감싸고 있지 뭐.
(그리고는 따뜻한 물에 꿀도 살짝 넣어 앞에 내려주고는 마주 앉았다)
더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구요 (매우 뿌듯한 표정이다)
상대의 패가 높을 것 같으면 카드를 포기하면 돼. 그럼 0점을 얻는 대신 상대는 1점을 얻어.
만약 카드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지면 2점 감점. 승리하면 2점 추가.
이해했어?
이기면 뭐 해줘요?
하긴. 게임에 거는 것이 없으면 지루하지.
뭐 해줄까?
말만 해. 나 알지? 내가 해주지 못하는 건 없어.
소원은 아직 비밀
누가 이길지 보자고. (씨익 웃는다.)
포커 매크로를 뽑아 본인의 이름을 기입 후
뽑았다고 말하면 포기 혹은 점수 배팅이 시작됩니다.
도련님은 어때요
당연히 잘 나왔지.
난 포기하지 않을래. 너는?
셋하면 공개하는거야.
하나
둘
셋
(원페어 카드를 보여준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 깜빡이다가 헛웃음을 터트린다.)
완전 졌네.
다시 카드를 뽑으시면 됩니다.
오늘은 너가 이길 건가봐.
저도 포기할래요
꺄 운명이다
카드 뽑기 가능합니다.
할 말이 있는데...
(카드 내려놓고 네 팔을 부드럽게 잡는다.) 포기해줘라.
기준치: | 80/40/16 |
굴림: | 7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응?
기준치: | 40/20/8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도련님의 밝은 눈웃음을 보니... 마음을 빼앗겨 버립니다.
그의 매력에 포기하고 항복하는 심정을 느낍니다.
정말;; 얼굴로는 못 이기겠네요.
어차피 포기하려고 했는데
카드 보여주면 되죠?
(노페어 카드를 내밀어 보여준다)
내 카드는 비밀.
나니까.
계속할까?
저도 이기고 싶단 말이에요
저도 포기 안 해요
아 아니다
포기 포기!!
근데 포기
이건 제가 질 거 같아요 안돼 안돼
(머쓱하게 투페어 카드를 내민다)
바보.
너랑 진작 포커를 해볼 걸 그랬어.
제가 이긴거죠?
소원은 이따 빌게요
약속은 약속이니까.
난 이제 방으로 가볼게.
잠자리 시중은 괜찮아. 오늘은 혼자 자는 버릇도 해봐야지.
안그래?
게넷 호수는 정말 아름다울 거야.
오늘 정말 혼자 괜찮겠어요?
잘자.
그의 말대로 초겨울의 게넷 호수는 정말 아름다울 겁니다.
눈처럼 흩날릴 단풍잎 더미
하늘을 닮아 시시각각 달라지는 호수의 빛깔
그리고 그 평화로운 숲속에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큰 주인님의 성격상 이 일을 해내지 않으면 호수에 빠지는 건 도련님이 아닌 당신이 되겠지요.
가주께선 어째서 도련님을 호수에 밀길 명하신 걸까요?
고작 도련님의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창문을 두드리는 빗줄기가 점점 가늘어집니다.
알 수 없는 밤은 그렇게 깊어져만 갑니다.
해가 뜨자마자 두 사람은 다시 마차에 몸을 싣습니다.
이슬 맺힌 눅진한 땅을 끄는 바퀴 소리
찰방거리는 물웅덩이
어제의 비는 심술이었다는 듯 맑게 갠 하늘.
그런데….
기준치: | 70/35/14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밤을 새우기라도 한 건지 얼굴빛이 어둡고 꾸벅꾸벅 졸기까지 합니다.
고요한 마차 내. 그가 숨을 쉴 때마다 짧고 거친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게 왜 혼자 있겠다 고집을 부리셨어요
아프신거죠?
(손을 뻗어 당신의 양 뺨을 쥐고 안색을 확인한다)
쉬다 가셔도 돼요, 네?
것보다 오늘 날씨는 좋네. 어제 비가 와서 그런가 봐.
묘한 침묵이 이어집니다.
덜컹대는 마차는 곧 예스러운 저택 앞에 멈추어 섭니다.
하얀 목조 건물 위로 녹색 이끼나 덩굴이 자라있지만
그마저도 의도된 배치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게넷 별장입니다.
층수는 하나, 방들은 하나같이 넓어 당신과 정요한 단 둘이 지내기엔 적적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래도!
가까운 마을에 저나 시종들이 머무르고 있으니, 필요한 게 있다면 바로 전서구를 날려주십시오.
둘의 짐이 바닥에 놓여져 있습니다.
난 정원에서 쉬고 있을테니까. 넌 짐을 옮기고 저녁 전까지 쉬어.
정원이 아니고 침실은 어때요
거기서 좀 주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인 거 같은데
(으이구, 하는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다가 짐을 옮기기 시작한다)
어쨌든 쉬고 계세요 밖엔 나가지 마시고요
저랑 같이 나가요
어디먼저 살펴보나요?
화려하게 꾸며진 방에는 주인의 취향을 담은 가구들이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이 방은 정요한의 가문 주인들이 어릴 적 한 번씩 머물고 가는 공간입니다.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이 방은 큰 주인님의 방이었고
수십 년 후에는 정요한의 자식이 이 방을 쓰고 있겠죠.
현재가 먼 과거가 될 때쯤
기준치: | 50/25/10 |
굴림: | 2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런데... 저 긴 원통형 모피는 [화살통] 아닌가요?
그리고.. 어? 옷 안쪽에 뭔가가 숨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옷 안 쪽에 넣어 가지고 온 걸 보면 몰래 할 생각이었나보죠?
(모든 물건을 제 주머니 속에 넣고서 화살통을 살펴본다)
[화살통]
화살을 담기 위해 만들어진 모피 주머니입니다.
속에 든 것은 없지만.... 정요한이 이 것을 챙겨온 이유가 짐작되지 않습니다.
더 이상 정요한의 방에서 살펴볼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큰 주인님의 방에 슬쩍 들어가서 살펴본다)
문고리를 돌려보면... 철컥, 철컥. 열리지 않습니다.
지금은 잠겨있어 들어갈 수 없겠네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신경을 죽죽 긁는 섬찟한 소리는 꼭 누군가의 비명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창문이 열려있는 걸까요?
이 곳은 열리지 않으니 다른 곳을 둘러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긴 세월 사용하지 않은 [촛대]에는 먼지가 쌓여있고
누가 챙겨 온 것인지 모를 낡은 [책더미]가 한 구석에 모여있습니다.
정요한의 가문 문양이 새겨진 은촛대입니다.
녹슨 건 물론이거니와 촛대 아래에 검은 곰팡이가 피어 있습니다.
....곰팡이?
손으로 문지르면 그 검은 그을음이 가루가 되어 아래로 뚝뚝 떨어집니다.
낮인데 왜 불을 붙이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촛불에 불을 붙입니다.
기준치: | 68/34/13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아래로 누렇게 바랜 종잇조각 세 개가 뚝 떨어집니다.
젠장, 스콜! 큰 주인님 방 열쇠를 잃어버렸어. 저택에 소식이 닿지 않게 열쇠공을 불러줄 수 있을까?
에린스 네 멍청함이 독이 될 날이 올 줄 알았다니까. 부엌 밀가루 포대를 치우면 벽에 작은 구멍이 있을거야.
그 구멍 속에 유리명이 있고, 유리병에 열쇠들이 있으니 그걸 먼저 사용하도록 해.
고마워, 스콜. 그보다 너 혼자 도련님을 모실 수 있겠어? 여간 까탈스러운 게 아니시니... 문제가 생긴다면 바로 전서구 날려, 친구.
콩깍지가 제대로 낀 것 같네요.
도련님의 식사를 책임지게 되었으니까요
다녀간 고용인들이 재료 손질과 청소는 모두 끝내둔 상태입니다.
여기서 무얼 하나요?
편식 하시는 것두 다 넣어야지 (ㅎ)
(부엌 밀가루 포대를 치우고 벽에 작은 구멍이 있는지 확인한다)
그 구멍 속에는 유리병이 들어있습니다.
[열쇠 꾸러미]를 얻습니다.
다만 척 봐도 수십 개가 넘어 보여 지금 당장은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곳에서 둘러볼 곳은 다 확인 한 것 같습니다.
이제 둘러볼 수 있는 곳은 [정원] 뿐입니다.
(밀가루 포대를...)
낡은 분수에는 물 대신 이끼가, 연못에는 미처 치우지 못한 낙엽이 떠다닙니다.
간간이 관리됐는지 무성히 자란 나무와 꽃들은 짙은 풀 내음을 풍깁니다.
어느 책에서 본 비밀의 정원이 실존한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요.
[정요한]은 정원에 놓인 하얀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있습니다.
가까이 가보나요?
깊게 잠이 든 건지 불러도 별다른 반응이 없습니다.
초겨울의 햇살 아래 눈부신 금발이 반짝입니다.
평온한 낯은 평소보다 더 지쳐 보입니다.
선을 아래로 내리면… 어라?
그는 손에 무언갈 쥐고 있습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상처를 살피기 위해 거리를 좁히자
누군가가 당신의 이마를 손으로 꾹 눌러 밀어냅니다.
이게 뭐예요
이거 피잖아요
어디 다쳤어요?
손 다쳤어요?
기침하다가 나온 거예요?
말 좀 해봐요 (ㅡㅡ)
나 이제 말한다
도련님한테 맞을래요가 뭐야? 진짜 건방지게.
내가 너그러운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해 너~
그리고... (네 시선을 마주치며 입을 열다가 손에 대한 대답은 고개를 슬쩍 돌려버리며 피한다.)
짐은 다 풀었어?
이거 뭐냐니까요
저도 대답했으니까 말해요
아픈거면 약을 짓거나 해야하니까
어쩌다 이랬는지 말해주세요
그냥, 의자에 뭐가 묻었길래 털어냈는데 그때 긁힌거야.
별일 아니래도.
진짜 그으짓말 하지마세요
아니면 그냥 진짜 아무 의사나 다 부를거예요 (ㅡㅡ)
주인이 말하고 싶지 않은가보다~ 싶으면 그런거야.
흥! (이내 콧방귀를 끼며 팔짱을 껴 손을 아예 가려버린다.)
상처 안 나잖아요
알겠어요 말하지 마세요
나도 비밀 만들고 살아야지 평생 엄청나게 많이 많이 만들어서
한 개도 얘기 안 해야지
흥
박윤석.
나랑 가위바위보 좀 하자.
(여전히 풀리지 않은 표정이다)
그리고 넌. 바위만 내.
(평소 부드러운 목소리는 사라져 차갑다.)
갑자기 왜그래요...
귀족들의 놀이 하나 좀 알려 줄려고 하는건데.
그냥 아프냐고 물었잖아요
저는 도련님이랑 같은 위치 서고 싶다는 생각 한 적도 없고요
그냥 걱정돼서 그랬단 말이에요
하라면 할 것이지 말이 많네..
(표정에는 변화가 없지만 짜증이 물씬 묻어나는 말투다.)
그래서. 내가 하자는데 거부하겠다고?
해요
설마 또 설명해줘야해?
됐어, 이제.
박윤석. 충고 하나 할게.
모르는 게 나을 때도 있는 법이야.
(의자에서 일어나 네 옆을 지나친다.)
저녁 준비해. 먼저 들어가있을테니까.
저택 너머의 숲에선 이름 모를 새들이 째르륵 울어댑니다.
저녁, 도련님의 식사를 준비해야 할 시간입니다.
저 멀리 정요한이 별장 안으로 들어섭니다.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인지...
문득 책더미 속에서 본 쪽지 내용이 떠오릅니다. 여간 까탈스러운게 아니시니.
무슨 요리를 하나요?
정원에서 일어난 일 때문인지 어색한 분위기가 흐릅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면 식사를 마친 정요한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향합니다.
그의 접시를 보면 고기에는 손도 안 댔네요.
편식인건지 아니면 나름의 반항인건지. 한숨만 푹푹 나옵니다.
일과를 모두 마치자 검푸른 어둠이 하늘을 뒤덮습니다.
초에 불을 붙이기 위해 성냥을 든 채 복도를 거닐면….
복도에 유령처럼, 인기척 없이 서 있습니다.
밤 산책이라도 잠시 다녀오자.
(활짝웃으며 도련님을 바라보다)
더 따뜻하게 입고 산책 가요
호수 근처는 물이라 공기가 더 차거든요
밤바람을 따라 사각사각 떨어지는 잎이 시야를 방해합니다.
램프 빛에만 의지해 걸을 수 있는 친절한 숲이 아닌지라
정요한은 자연스럽게 당신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십 분 정도 느릿하게 걸으니 아름다운 게넷 호수가 눈 앞에 펼쳐집니다.
단풍나무로 둘러싸인 호수는 시야에 겨우 다 들어올 정도로 너르고, 고요합니다.
다시금 큰 주인님께서 주신 쪽지 내용이 아른거립니다.
춥지는 않으세요?
달빛이 참으로 시린 날입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바닥을 짚던 손을 급히 듭니다.
자세히 보면 울긋불긋하게 물든 거즈가 붙여져 있습니다.
정원에서 봤을 때보다 더 물들어져 있습니다.
저 진짜 죄송한데요
이유 안 물을게요
의사를 불러도 될까요?
(매우 속상한 낯이다)
(다친 손을 한 번. 그리고 네 얼굴을 한 번 번갈아서 보다 시선을 호수가로 향한다.)
.....
진짜 아무것도 안 물을게요
이대로 두는 건 아닌 것 같아서요
네? (정중하고 예의있게. 당신을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거즈를 조심스레 떼어내며 도련님의 표정도 살핀다. 아플까봐서)
손바닥에 길게 찢어진 열상이 보입니다.
치료하나요?
아프셔도 조금만 참아주세요
금방할게요
기준치: | 58/29/11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오히려 상처 부위를 꾹 눌러 댄 탓에 붉은 피가 점점 더 배어나옵니다.
(이게지금뭐하는? 하는 시선으로 널 빤히 쳐다본다.)
아 죄송해요
(화들짝 놀라 손을 떼고서 도련님의 표정을 살핀다)
죄송해요
아프게 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제가 서툴어서
(횡설수설 말하며 도련님의 눈치를 살핀다. 혼나는 건 상관이 없지만, 내가 더 엉망으로 만든 것이라면 어쩌지 싶어서)
풉, 크핫. 하하하하하!! (네 반응을 보고 활짝 웃는다. 상체를 네 쪽으로 기울일 정도로 크게 웃음을 터트린다.)
정원에서 뭐라 했다고 이렇게 복수하는거야?
반응이 왜 그래. 평소 같았으면 뻔뻔하게 참아요. 하고 치료했을 얘가.
(다치지 않은 손으로 네 이마를 톡 치며 킬킬 웃는다.)
괜찮아. 계속 해. 아픈 것보다는 놀라서 그런거야.
(쭈뼛거리며 다시 치료를 시작한다)
(매우 조심스러운 손길로 소독약 묻은 솜을 톡톡)
갓 태어난 아기를 다루는 듯한 손길이네요.
소독을 끝내면 깨끗한 거즈로 상처 부위 위를 덮고, 마지막 붕대까지 감습니다.
칭찬이야. 그리고
(잠시 숨을 들이마시며 머뭇거리더니) 아까는... 미안.
그때 자다 일어나니까 머리가 아파서 예민하게 굴었네.
네가 날 걱정하는건 나도 잘 알고 있는데.
제가 잘못했어요
도련님이 싫다고 하셨는데
제가 너무 위치 모르고 도련님께 예의없게 굴었어요
치료 했으니 괜찮아요! (정말 정말 맑게 웃는다)
근데. 그래서 난 네가 좋은거야.
누가 나한테 이런 잔소리를 하겠어.
우리 부모님도 안하는데.
넌... 그거 뿐이야? 나한테 화 안나?
그러고보니 난 네 화난 모습을 못 본 것 같아.
화 나는 일이 없는데 어떻게 화가 나겠어요
가끔 도련님이 아픈데 약 안드시려 하시구
그러면 쪼오금 속상하긴한데
괜찮아요
도련님은 좋은 주인이세요
그거 너한테만 좋은 주인일 걸.
근데 이제는, (흠칫. 무언가 말할려다가 입을 다물고 고개를 내젓는다.)
.... 됐다.
이제... 며칠 동안은 계속 단 둘이 지낼텐데. 싸우지 말자
아까 밥 먹을 때 괜히 체할 것 같더라.
약속. (새끼 손가락을 보여준다.)
저도 도련님이 불편해 하시는 얘기
억지로 묻지 않을게요
아까는 진짜 죄송해요
밥 드시고 싶으신 거 있으세요? 제가 다음날 그걸로 차려놓을게요
저녁 많이 못 드셨잖아요
근데 고기는 안 먹고 싶어
요즘 더 비린 것 같아
고기도 섭취하셔야 건강하실텐데..
(고민하다가)
알겠어요 제가 고기는 좀 적게 해서 식사 만들게요
콩, 팥, 파프리카, 단무지, 우엉, 브로콜리, 치즈, 수박, 멜론, 간쇠고기는 빼고.
찬 바람을 너무 오래 쐬었을까요.
몸이 더 얼어붙기 전에 별장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오일램프의 불이 위태로이 흔들거립니다.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다.)
조심히, 밤이라 어두워요 (당신의 옆에 찰싹 붙어 걷는다)
나무는 수분을 지키기 위해 입을 떨군대. 그래서 낙엽이 지는거고...
생존을 위해서는 전부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생존을 위해선, 무엇이든.
꼭 당신의 상황과 딱 떨어지는 문장이네요.
그 의미심장한 말은 괜히 꿈자리를 사납게 만든 것 같습니다.
다음 날. 유리가 산산조각이 나는 쨍한 소리에 잠에서 깹니다.
고개를 들면 창밖은 해가 반쯤 고개를 뜬 이른 아침, 나뭇잎이 너울너울 떨어지고 있습니다.
소리의 근원지는 [큰 주인님의 방]인 것 같습니다.
어제 방문을 열지 못했으니, [정원]에서 창을 통해 살필 수 있습니다.
아니, 이젠 창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히 박살 난 유리 조각이 정원 아래 한가득 깔려있습니다.
비릿한 철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1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바닥, 벽, 천장.
모든 곳이 피 칠갑이 되어 엉망입니다.
토기가 올라오는 검붉은 흔적, 방 한가운데에는 정체 모를 까만 덩어리가 있습니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2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비현실적인 상황에 한동안 멍해집니다.
혐오스러운 광경에 본능적으로 주춤거릴 때면
눈 앞이 어두워집니다.
(당신의 눈을 여전히 가린 채 정원에서 벗어난다.)
이 저택에 산짐승이 자주 들이닥친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사실이었나봐.
전서구 날려서 사냥군이랑 방을 치울 하인들을 부를테니까 넌 신경쓰지마.
제가 할게요
근데 너무...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당신을 쭈뼛거리며 보다가 만다)
아니에요
밥 드셨나요..?
별장의 괘종시계가 정각을 알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큰 주인님의 방은 오후에 도착할 다른 하인이 치운다고 하였으니...
우선 도련님의 일과를 챙깁시다.
준비해. 난 식당에 가있을게.
그는 정원에서 당신을 데리고 나와 잠시 달래곤(?)
평소처럼 하루를 보낼 것을 종용합니다.
하지만
산짐승 하나가 날뛰었다고 방 전체가 붉게 물들 수가 있나요?
무언가 이상합니다.
.....일단 부엌으로 향합니다.
기준치: | 59/29/11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시선은 요리에 머물러 있지만, 머릿속은 큰 주인님의 방에서 본 풍경으로 뒤덮혀 집중이 흐려집니다.
그 찰나의 기억이 요리를 망쳐버립니다.
반숙란에 소금을 쳤는지 설탕을 쳤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무언가 더해야 한다는 생각에 소금을 서둘러 집어들지만, 적당히 간을 맞췄던 것을 깜빡 잊고 과하게 넣고 맙니다.
스튜, 블랙푸딩, 하기스, 타르트…
종이를 넘기다 보면 유독 자유분방한 필체의 페이지가 눈에 띕니다.
다만 알아보기가 어려워 모국어임에도 해석하듯 글을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에린스에게. 큰 주인님 방 열쇠에는 네잎클로버가 새겨져 있단다. 멍청하게 하나씩 맞추지 말고 외우렴.
이게 큰 주인님의 방 열쇠인가 봅니다.
그때. 멀리서 작게 목소리가 들립니다.
- 아직 멀었어? 얼마나 많은 요리를 하는거야?
당신을 기다리고 있나봅니다.
(다급하게 열쇠를 주머니에 넣고서 요리를 들고 식탁에 간다)
있잖아, 혹시 어제 내 방에서 짐 꺼내봤어?
찾는 게 있는데... 없어졌어.
(잘 먹는 도련님을 보며 뿌듯해 하다 묻는다)
(잠시 고민하다)
도련님 술 담배를 조금 끊어보시는 건 어때요?
몰래 숨겨왔는데 그걸 또 언제 발견한건지.
달라고 하면 줘?
가위바위보 해서 옷 벗으래도 안돼요
(단호하다)
이번 휴가는 건강하게 지낼 것 같네. (반숙란을 입에 넣는다.)
읍!
기준치: | 50/25/10 |
굴림: | 2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손을 들어 입을 틀어막는다.)
(쨍그랑 포크를 식탁 위에 떨군다.)
(다급히 물을 따라와 도련님께 건넨다)
기준치: | 30/15/6 |
굴림: | 65 |
판정결과: | 실패 |
입가에 잔을 바짝 대고 벌컥 마시기 시작하는데... 물이 목구멍을 타고 제대로 넘어가지 못합니다.
(허리를 굽히며 손으로 가슴을 두드린다. 눈가에는 눈물이 맺히고 얼굴은 금세 붉어진다.)
ㅈ,제가 빨리 의사 불러올게요
죄송해요 제가 뭘 잘못 넣었나봐요 (무너진 표정이다. 화들짝 놀라선 안절부절 도련님의 안위를 살피기 바쁘다)
큽, 큭.. 돼... 됐다니까....
(의자에 등을 기대고 머리를 뒤로 살짝 젖힌다.) 하아....
이제 그만 먹을래.
치워.
(빠르게 음식을 치우며 식탁을 정리한다)
(그리고는 후다닥 도련님에게 다가가며 안절부절..)
업어드릴까요...?
작은 주인님께선 평소보다 몸 상태가 더 나빠 보입니다.
아무리 연약한 도련님이라고 해도 물을 급하게 마신다고 사레에 걸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어. 오늘 하루는 방에서 책 읽으면서 쉴테니까...
서재로 가자.
정요한은 당신의 등에서 내려 사다리를 끌고 와 읽을 책들을 고르기 시작합니다.
그 옆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노라면….
당신은 책장의 책이 어딘가 부자연스럽게 정리되어 있단 사실을 알게 됩니다.
특히 책장의 첫 시작 지점이요
크기가 제각각입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R, A, A, U, Y, N, W
조합을 해보니 run away가 됩니다.
청소를 맡았던 하인이 이런 불쾌한 장난질을 한 걸까요?
꺼림칙합니다.
다시 살피니, 책장의 끝 지점은 책등이 모두 붉은색입니다.
그 빈틈 사이로 형형하게 빛나는 푸른색과 황금색의 눈과 시선이 마주칩니다.
그는 가벼운 핀잔과 함께 당신이 살피려던 책을 제자리에 꽂아 넣습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설마…
당신이 큰 주인님께 사주받은 것을 알아차린 건 아니겠지요?
(책 세 권을 들고 네 앞에 선다. 그리고 빨리 뒤 돌라는 듯 눈짓한다.)
(네 등에 올라탄다.) 가자아~
그가 침대에 앉아 책을 펼치면, 당신은 자유시간입니다.
필요하시면 꼭 불러주시기에요
(활짝 웃으며 도련님께 인사한다)
(열쇠를 꺼내어, 문에 맞춰본다)
창틈 사이로 보았던 끔찍한 광경 그대로입니다.
덕지덕지 피가 엉겨 붙은 천장, 벽지, 바닥….
도련님은 산짐승의 짓이라고 하였지만
당신은 서너 초도 지나지 않아 알아차립니다.
이건 필시 인위적인 참상이라고.
카펫에는 [검붉은 덩어리]가
벽지 사방으로 붙여진 [초상화]는 이전 가주의 얼굴들이나 피로 훼손되어 원형을 알아보기 힘듭니다.
구역질이 치미는 핏덩이로, 당신의 허리께 높이의 작은 산짐승'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더 자세히 살펴보나요?
또한 단순히 베여서 흘러나온 피가 아닌
한 부분, 그러니까 가장 깊숙한 곳에서 터져나온 듯한 성처가 보입니다.
이건, 화살촉에 꿰뚫린 상처로 보입니다.
더 이상 검붉은 덩어리에서 볼 것은 없어보입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55 |
판정결과: | 실패 |
값비싸 보이는 고상한 깃펜입니다.
피가 군데군데 묻어 시선을 오래 두고 싶지 않습니다.
[종이 더미]
어린아이가 마구잡이로 휘갈겨 쓴 듯한 낙서들이 한가득한 종이 더미입니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초상화]로 향합니다.
역대 가주들의 초상화가 한쪽 벽면 가득 걸려 있습니다.
아름답고 기품있는 액자와 유화 그림은 피로 훼손되어 원형을 알아보기 힘듭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60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의 작은 주인님도 이 벽지에 얼굴이 걸리겠지요.
체감상 긴 시간 동안 방을 살폈습니다.
정요한은 여전히 독서 중인 걸까요?
이어… 똑똑,
누군가가 문을 두드립니다.
이 무시무시한 곳에서 뭘 하고 있던 거에요?
이리 나와요. 피 냄새는 오래간답니다. 이 저주받은 방에서 어서 나와요!
이 별장은 작은 주인님들이 방문할 때마다 이런 기괴한 일들이 일어나잖아요.
산짐승 사체가 발견된다거나, 하인들이 실종된다거나…
누가 나쁜짓을 꾸몄거나요...
전부 저랑 윤석씨가 태어나기 전의 일들이라 자세히도 모르고요.
그리고... 지금 작은 주인님 성격이 예민해도... 잘생겼잖아요~! 호호호호
충분히 복지에요. 복지!
잘생겼...긴했죠
뭐
이만 나가볼게요...
희 저택에서 아주 오래 일하시고, 지금은 남부 성에 홀로 지내시는 분인데…
왜요?
곰곰히 잘 생각해보면... 지금의 큰 주인님과 함께 별장을 방문했던 하인인 것을 떠오릅니다.
그러나 일면식 하나 없는 사람입니다.
당신을 어떻게 알고 편지를 남긴 걸까요?
정갈하게 포장된 편지 봉투 속, 짤막하게 적힌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복도는 여전히 고요합니다.
괴물, 별장, 호수… 살고 싶다면?
꺼림칙한 구토감이 몸집을 키우고
형태 없는 불안이 스멀스멀 차오릅니다.
이 모든 게 큰 주인님이 벌인 일일까요?
정요한을 처리하라는 무언의 압박처럼 느껴집니다.
(걸음을 옮겨 호수로 나가본다)
(편지 내용이 매우 신경쓰인 탓이다)
그는 침대에 누워 반쯤 감긴 눈을 하고 책을 탁자에 내려둡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면 깨워줘.
그리고 지금은... 자장가를 불러주거나 책 읽어줘.
책 읽...어드릴게요
(도련님의 뺨을 살짝 쓸어본다)
추우신 거 아니죠?
어떤 책 읽어드릴까요?
(숨을 크게 들이 키고 내쉬며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한다.)
에린스의 편지, 곳곳의 핏자국
호수, 호수, 아름다운 게넷 호수...
당신은 생존을 위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세상 모르게 잠이 든 나의 도련님. 그를 어떻게 해야할지도.
해는 여전히 높이 떠 있어 저녁 식사 시간까지 어느 정도 여유가 있습니다.
(그리고는 살짝 빠른걸음으로, 호수로 향한다)
호수로 이어지는 숲길을 걷습니다.
간간이 울어대는 산새와 바스락거리는 낙엽이
듣기 좋은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이어집니다.
울긋불긋하게 물든 길은 썩 좋지 않은 광경을 떠올리게 하지만요.
에린스는 가장 큰 침엽수 아래에 무언가가 있다고 적어두었지요.
호수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두 걸음 소리가 겹칩니다.
(걷다 멈추고 뒤돌아본다)
다시 발걸음을 옮기면
바스락, 바스락
산짐승이라기에는, 당신의 보폭을 흉내 내고 있습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천천히
…
아, 지금 당신은 누군가에게 추격당하고 있습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달린다면 상대도 따라 달립니다.
기준치: | 38/19/7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2
(
)
2
2
좁은 숲길이 아닌 탁 트인 호수로 가면 상황이 좀 더 나아질까요?
단풍나무 사이를 급히 가로지르자 풍경이 휙휙 바뀝니다.
나뭇가지에 걸린 것인지
소매가 북 찢어지는 소리가 선명합니다.
자꾸만 쫓아옵니다
쫓아옵니다
이 별장과 숲은 사유지라 누구도 올 수 없을 텐데?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활짝 열린 길이 보이고
커다란 침엽수가 눈에 들어올 때쯤…
기준치: | 68/34/13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한 걸음
아니 반걸음만 더 왼쪽에 섰더라면
지금쯤 당신의 머리는….
도련님이세요?!
(헐떡이며 슬쩍 뒤돈다)
아주 익숙한 얼굴을 하고서요.
....박윤석?
도련님...
그는 놀란 듯 당신에게 다가와 상태를 살핍니다.
안 맞았지?
(살짝 겁에 질린 표정이다)
놀랐어요
다친 곳이 없는 거 맞지? (손을 들어 네 턱을 잡고 얼굴을 이리저리 돌려본다.)
일단 저택으로 돌아가자.
어머니한테 편지가 왔는데 위험하다고 숲에 들어가지 말라고 하시네.
기준치: | 70/35/14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야, 지금까지 단 한번도.
도련님의 어머니는 도련님에게 걱정의 편지를 보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에린스가 편지에 써둔 것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의 말대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뺨을 스치는 바람
활을 들고 분명히 당신을 겨냥하던 정요한.
오소소 소름이 돋습니다. 그때 정요한의 표정은 어땠나요?
그는 분명…
무덤덤하게 목표물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어제처럼 간단한 식사를 한 후 일과를 마칩니다.
그 사이에 큰 주인님의 방은 말끔하게 치워져 고상하고 화려한 가주의 방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줄리 역시 떠나고, 다시 저택에는 당신과 정요한 단 둘 뿐입니다.
사용인 방에서 낮에 있던 일을 곱씹자 쉬이 잠이 오지 않습니다.
새벽녘 동틀 무렵까지도요.
똑똑
지금 당신을 찾아올 사람이라곤…
호수에 빠져야 할 가련한 작은 주인님이 전부죠.
..어디 안 좋은 곳이라도 있으신가요?
잠깐 시간 좀 같이 보내자.
졸릴 때 올라가서 잘게.
들어오세요, 지저분하지만
제가 도련님 방으로 가도 되는데..
넌 왜 안 자고 있었어?
누워있는데도 눈이 말똥말똥하네요 (헤헤 웃으며 도련님을 바라본다)
잠깐 들어가봤어요
말 진짜 안 듣네.....
거짓말 안하고 솔직하게 말했으니까 봐줄게.
그럼 거기에 있는 초상화들도 봤겠어.
다 봤어요
피가 엄청 많았었는데
그러다가 치워주시는 분 오셔서 쫓겨났지만...
그 초상화에... (잠시 고개를 뒤로 젖혀 천장을 보며 입 열기를 머뭇거린다.)
초상화에 왜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도련님을 본다)
나 이기면 얘기해줄게.
아니면 전에 너가 챙겨간 소원권. 그거 써도 괜찮고.
포커 해요
포커 지면 소원권 써야지 (히히 웃는다) 소원권 아낄거예요
넓고
공기도 좋아요
카드 포기 안 할거야?
포기 안 해요
(원페어 카드를 내밀고는 머쓱한 웃음을 그린다.)
무슨 일 있으신 거 아니죠?
쓸데없는 잡 생각들이 자꾸 생각나네.
(머쓱하게 웃는다)
네가 1점을 내게 줬네.
무슨 생각을 하냐면...
과연 내 몸은 건강해질까? 라는 생각.
약 잘 드시구 의사 선생님 말씀 잘 들으시면
나을 거예요
정말요!!
저 매일 밤마다 기도하고 자요
우리 도련님 건강하게 해주세요 하구
왜 기도해? 내가 죽으면 편한 건 너일텐데.
빨리 철회해요
그런 말 하는 거 아녜요
근데 진짜 철회해요 저 도련님 없으면 안돼요
계속 모셨는데... 그런말만하시구
나쁘다!
난 솔직히 내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이유는 네가 옆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해.
(원페어 카드를 네게 보여준다.)
그러니까요
제가 계속 있어야죠
전 계속 도련님 옆에 있을 거니까
진짜 그런 생각 마시구요
그럴 시간에 내일 뭐하지 하는 생각만 해요
내일 할 일은 눈이 떠지면 생각하는 편이라서.
(카드를 내려놓으며 슬 웃는다.) 소원권 나도 가지고 싶은데.
도련님은 저랑 떨어지고 싶으세요?
(카드를 확인하고서 내려둔다)
너가 없으면 누가 내 복숭아 씨 발라줘
누가 내 목욕 시중을 들어주겠어
너가 없으면 제일 불편한 사람은 나란다.
카드. 포기 안 할게
다행이네요 저도 도련님 시중드는 거 말고 잘하는 거 없으니까
도련님이 저 옆에 계속 둬주셔야 해요
안돼...
(원페어 카드를 보여준다)
저 오늘 운이 안 좋나봐요..
초상화 궁금한데...
그럼 이렇게 하자.
마지막 한 판으로 제일 카드가 높게 나온 사람이 이기는 걸로
지금까지 모은 점수는 무효로 치고.
좋아요 완전 좋아요
어떻게 나오셨어요?
(카드를 확인하고 피식 웃음을 터트린다.)
뭐가 나왔을 것 같아?
풀하우스 나왔어요!
꽤 큰 돈을 모았을거야.
이번에는 내가 이긴 것 같네.
(스트레이트 플러시를 보여준다.)
(금방 시무룩해지는 낯이다)
네 말대로 기도를 하니까 신께서 내게 제일 높은 카드를 줬네.
그럼 난 이제 방에 가볼게.
즐거웠어.
모셔다 드릴까요?
(문 앞까지 졸졸 따라간다)
정신 못 차려 네가 내일 내 아침 스프에 소금을 왕창 뿌리는 일은 사양이야.
저 요리 연습 많이해서 이제 그런 일 없을거예요
그 초상화는 역대 가주들의 초상화야.
하지만 네가 기억하고 있는 가주의 수보다 초상화의 개수가 배로 많아.
왜일까?
그건 우리 가문이 대대로 이른 나이에 죽기 때문이야.
정요한은 위층으로 올라갑니다.
어느새 창밖으론…
새빨간 해가 느릿하게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불길한 저택에도 아침 햇살은 떨어집니다.
온몸이 찌뿌둥하고, 속이 좋지 않습니다.
악몽을 꾼 것 같기도 하고요.
창밖은 이른 아침입니다.
폐부를 채우는 아침 공기는 상쾌하고 시립니다.
간단히 별장 청소를 마치면 당신은 도련님의 아침 식사 준비를 위해 주방으로 이동합니다.
그나저나…
호수는 언제 가보지... (혼잣말을 하며)
[식자재 창고]로 가야겠습니다.
창 하나 없어 어둡고 습한 공간입니다.
차곡차곡 쌓인 상자에는 잉크로 식자재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소금은 탑처럼 쌓인 상자의 가장 꼭대기에 있습니다.
배려 없는 배치군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제대로 밀봉되지 않은 소금이 머리 위로 후드득 떨어집니다.
…짜요
강제 해감입니다.
언제 다 치우냐,,, 여기 둔 사람 저주할거야...
그때 소금 사이로 무언가가 보입니다.
(손을 뻗어 확인해본다)
편지? 이런 곳에 편지라뇨?
사용인 방 아래 숨겨진 [지하실]에 관한 정보를 얻습니다.
지하실은 숨겨진 별장 [뒷문]과 이어집니다.
기준치: | 68/34/13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숲속 까마귀가 울어댑니다.
당신은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전의 작은 주인님
그러니까 지금의 큰 주인님과 함께 별장에 남았던 하인은 죽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당신마저도...
기준치: | 36/18/7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2
(
)
1
1
애초에 하인이 죽은 이유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연극이라면 필시 주인공은 당신일 겁니다.
종류는 인형극이나 촌극
어딘가 잘 짜인 판 위 온몸이 사건에 얽혀든 건 가련한
당신
(천천히 별장 뒷문으로 향한다)
작은 주인님이 당신을 부르고 있습니다.
(잠시 고민하다 입술을 꾹 물고서 그대로 별장 뒷문으로 걸음을 옮긴다)
동시에 다시 한 번 더
도망치려 한다면 정요한이 잠들었을 때 도망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지금은 괜한 오해를 살 것 같습니다.
손으로 천천히 쓸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축음기네요.
뭐라고 한 마디 하고 싶지만...
지금은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잠깐 넘어가줄게.
그래서 종소리를 못 들었어요 죄송해요
(머쓱하게 웃는다)
필요한 거 있으세요?
별장에 있는 동안 춤 연습을 꼭 하라고 하시더군
하지만 춤 연습도 상대가 있을 때 할 수 있으니까
상대 좀 해.
근데 저도 춤 못 춰요
어떻게 하면 돼요?
(눈을 끔뻑이며 도련님을 바라본다)
손, 잡아.
(너를 당겨 가까이 다가선다. 네 다른 손은 제 어깨 위로 올리고 천천히 한 발을 내디디며 자연스럽게 리드한다. 손을 가볍게 들어 올려 움직임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시선을 마주친다.)
....... 궁금한거 있어?
아...
(춤에 집중하며 바닥을 보고 있다가, 들리는 이야기에 살짝 놀라 도련님을 마주본다)
어제 초상화요. 다들 일찍 돌아가셨다고 했는데...
큰 주인님은 어떻게 되신 거예요? (순수한 궁금인듯하다)
기준치: | 20/10/4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그의 손바닥에 붙여진 거즈의 감촉이 까슬합니다.
거즈? 당신이 분명 붕대로 감아주지 않았던가요?
아니, 맞아. 그래 초상화가 있었지.
우리 아버지는 나중에 건강해지셨나봐.
도련님 혼자 붕대 다시 갈으신 거예요?
피가 났었나요?
(우뚝 서서는 걱정 서린 얼굴로 도련님을 본다)
기준치: | 20/10/4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정요한과의 대화는 자꾸만 어긋납니다.
쉬어요 이제
괜찮으신거죠? 네?
(걱정스런 얼굴을 하며 도련님이 이끄는대로 움직이다 손을 빼내려 한다)
기준치: | 20/10/4 |
굴림: | 23 |
판정결과: | 실패 |
빠져나가지 못하게. 아주 강하게.
끝나지 않았잖아.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스텝은 맞지 않습니다.
창에 비친 두 사람은 잘못 엉킨 줄인형처럼 춤을 춥니다.
경쾌한 노래에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
SP판에는 오로지 한 곡만 실려 춤은 금세 끝나버립니다.
노래가 멈추고
(화들짝 놀라 쓰러진 도련님을 안아 얼굴을 확인한다)
도련님, 도련님 괜찮으세요?
아니에요 일단 제가, 아
의사 부를게요
일단 그...
(도련님을 공주님 안기처럼 안아든다)
기준치: | 58/29/11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숨은 다 죽어가는 사람처럼 불안정하고
거즈가 붙여진 손에서는 다시금 피가 새고 있습니다.
이대로 두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를 방으로 데려갑니다.
어디가, 아니 필요한 거 있으시면 말해주세요
제가 다 가져올게요
괜찮으신거죠? 제발요...
손 끝이 떨리고 있습니다.
나 때문에 아침도 못 먹었을 텐데...
쿠키랑 같이 먹어.
난, 나는.... 좀 자야겠어...
아... 네 알겠어요
얼른 주무세요 불 꺼드릴게요
(도련님께 이불을 꼭꼭 덮어드리고서 모든 불을 끄고는 문에 선다)
유일한 빛은 창문에서 퍼져나와 그가 가리킨 테이블을 비추고 있습니다.
은제 티스푼과 쿠키, 식은 차가 따라진 [찻잔]이 있습니다.
(조심스레 티스푼을 들어 차에 넣고 살짝 저은 뒤 꺼내어 확인해본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썩어 문드러진 꽃잎이요.
혹시, 설마, 어쩌면.
끔찍하고 기분 나쁜 상상이 당신을 좀먹고 자랍니다.
티스푼으로 찻잔을 저어본다면
티스푼은 금세 검게 변합니다.
정요한이 기어코 당신에게 독을 먹이려 한 것입니다!
곧 꽃잎은 잿더미처럼 퍼져 형태를 잃습니다.
(찻잔을 빤히 내려보다 도련님을 돌아보고는 한참을 서있는다)
(그리고는, 천천히 찻잔을 들어 방밖을 나선다)
이불 사이 홀로 형형하게 빛나는 푸른색과 황금색의 눈과 시선이 마주칩니다.
그는 조용히 속살거립니다.
기준치: | 35/17/7 |
굴림: | 1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숨이 턱 끝까지 차오릅니다.
뻣뻣하게 굳은 몸은 영문도 모르고 휘적입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당신은 자리에서 일어난 정요한을 피해 복도를 내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당신을 죽일 겁니다.
살인의 목적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생존
지금은 어서, 어서 도망쳐야 합니다.
(어디로 가야하지, 고민하며)
그렇다면 출구는…
지도에서 본 사용인 방 아래 [지하실]이 떠오릅니다.
[뒷문]과 이어지는 공간이었죠.
한 가지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틀 동안 사용인 방에서 지내며
지하실로 이어지는 문이나 계단 따위를 전혀 본 적이 없습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리고 눈에 띄는 것은 수상할 정도로 바닥에 널브러진 [책더미]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립니다.
(숨죽이며 대답하지 못한다)
책더미를 파헤치자 사각형 홈과 손잡이가 보입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인지
여유를 부리는 것인지.
정요한의 느릿한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지하로 내려가나요?
천장을 내려치는 발걸음이 점점 더 가까워집니다.
저 먼 곳에서 흰빛이 쏟아집니다.
[뒷문]으로 이어지는 길이 분명합니다.
그곳으로 걸어갈수록 막힌 시야가 밝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빛을 따라 핏자국
동그란 원을 그리며 떨어진 혈액은 밖을 향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누군가가 도망쳤던 길을 완벽히 답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말마저 같아서는 안 되지요.
바로 앞 [뒷문]이 있습니다.
기준치: | 68/34/13 |
굴림: | 6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천장에서 내려온 화살이 당신 발치에 꽂힙니다.
맥없이 부서진 천장의 구멍 사이로
다시 목표물을 겨냥하는 정요한이 보입니다.
낡은 뒷문이 끼이익, 비명과도 같은 소리와 함께 열립니다.
도망가지 않을 이유 따윈 없습니다.
살고 싶다면 다시 달려요, 박윤석
(최대한 빠른 속도로...)
어디로 가야하지, 어디로 가 (큰 혼란을 겪으며 달리다 이내 목적지를 호수로 하며 달리기 시작했다)
(큰 침엽수 아래...)
간간이 울어대는 산새와 바스락거리는 낙엽이 듣기 좋은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이어집니다.
두 걸음 소리가 겹칩니다.
산짐승이라기에는, 당신의 보폭을 흉내 내고 있습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천천히, 점점 더 가까이.
지금 당신은 정요한에게 추격당하고 있습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은 그의 사냥감입니다.
단풍나무 사이를 급히 가로지르자 풍경이 휙휙 바뀝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달리는 당신을 겨냥해 날아간 화살이 당신의 목덜미를 스쳐 지나갑니다
홧홧한 열상과 함께 진득한 피가 흘러내립니다.
소매가 북 찢어지는 소리가 선명합니다.
자꾸만 쫓아옵니다
쫓아옵니다
쫓아옵니다.
사고가 흐려집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활짝 열린 길이 보이고
커다란 침엽수가 눈에 들어올 때쯤…
당신은 미처 피하지 못한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집니다.
낙엽 사이를 한바탕 어지럽히고 커다란 침엽수 앞까지 굴러갑니다.
경이감이 들 정도로 우뚝 솟아있는 침엽수…
아, 에린스가 말한 그 나무입니다.
[독]을 숨겨둔 나무말이에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52 |
판정결과: | 실패 |
넘어진 상처가 얼얼해 자꾸만 그쪽으로 신경이 쏠립니다.
다시금 정요한이 쏜 화살이 날아옵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안 아파, 안 아파.. 정신차려 제발 어디있어 제발 제발... (손을 뻗어 더듬더듬, 눈물 잔뜩 젖은 얼굴을 한 채 간절히 침엽수 아래를 계속 살핀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2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 돌탑을 부수자 밀봉된 유리병이 함께 바닥을 나뒹굽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30/15/6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유리병을 잡지 못하고 당신의 팔을 잡습니다.
정요한은 화살을 쥐고 당신을 노려봅니다.
당신은 독이 든 유리병을 들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접대실에서 춤을 추던 우리는
가을이 꾼 꿈처럼 아득해집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네?
내가 말했지.... 우리 가문은 단명한다고
아주 먼 과거부터 저주를 받아 그런 운명을 타고 난거야...
호수라는 의식을 통해 그 저주를 하인들에게 대대로 옮겼고.
이번 희생양은 너란다, 박윤석.
큰 주인님도... 그래서 그런거죠? 그래서 말 안해주신거죠? 그렇죠? 네?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 침을 꼴깍 삼키며 눈을 크게 두어번 끔뻑인다)
막을 수 없습니다.
죽기 전 초인적인 힘이라도 내는 건지 평소 작은 주인님과는 다른 악력입니다.
아파요, 숨을 내쉬기 어렵습니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자세가 흐트러지면
저 날카로운 화살촉이 당신을 꿰뚫을 겁니다.
나도 이 모든 걸 끝내고 싶어. 나도 이 모든 걸 끝내고 싶어. 나도 이 모든 걸 끝내고 싶어
그러니
나를 위해 죽어줘. 어서 죽어줘.
뜨거운 피가 당신의 얼굴에 튑니다.
당신의 손에는 당장이라도 그 허약한 입을 막아버릴 [독]이 있습니다.
호수 위로 날아든 새들의 그림자가 추상화처럼 흐트러집니다.
나무는 살기 위해 낙엽을 떨굽니다.
도련님은
정말 나빠요
(이를 악 물고서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제가 매일 기도 드렸다고 했잖아요
도련님 건강하게 해주세요...
신께서 제 목소리를 들어주셨나봐요....
(손에 점점 힘이빠지고, 독이 든 유리가 손에서 빠져나간다)
진짜 나빠요
나빠요....
(눈물이 쉴새없이 흐르고, 숨이 간헐적으로 헐떡인다. 그리고 어렵게 눈을 떠서, 도련님을 바라보고는)
괜찮아요
도련님이... 저랑 함께였던 시간 기억만 해주시면 좋겠어요...
도련님이 저를 끝내주시니까
그것만큼은 들어주실 수 있는거잖아요...
그래도.... 솔직하게 말씀해주시지 그랬어요...
저 진짜,
무서웠단 말이에요...
아, 이것은 분명한... 사냥꾼의 비탄
윤석아.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내게 살려달라고 말해보지 않으련.
왜 자꾸 그런 걸 시키세요, 싫어요
말하렴. 내게 살려달라고.
독을 탔으면서
나를 활로 쏴 짐승처럼 죽이려고 했으면서
(아이처럼 엉엉우는 모양새다)
...이제는 나보고 대신 죽어달라는 말을 하라고 해
(얼굴이 와락 구겨져서는, 눈물진 눈에 고통이 스며있다)
(고개를 숙여 네 어깨에 이마를 대며 손으로 네 입가를 문지른다.) 두 번 얘기하게 만들지 마. 말해. 내게 살려달라고.
건강하게 살면서요
저를 떠올리면서
후회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도련님이 벌받았으면 좋겠다고요!
야. 나한테 빌어보라고
살려달라고
한 마디만 하는 게 그렇게 어렵냐?
말 안해?
말해.
저 소원 쓸 거예요 소원 쓴다구요
(도련님을 슬쩍 밀며 엉망이 된 얼굴을 떨리는 손으로 닦아내고는 말한다)
건강해져도 제 생각하면서 후회하고
정혼자를 만나 결혼을 해도 제 생각하며 후회해야 하고
아이를 낳아도 후회해야해
(당신이 쥔 화살을 제 목으로 끌어 가져와 힘을 준다. 함뿍 젖은 얼굴에 독기서린 눈빛이 들어선다)
저는 큰 주인님께서 도련님을 호수에 밀어버리라고 했을 때도
계속 계속 생각하고 최악의 최악을 생각하면서
(턱이 파르르, 떨린다)
그랬는데도 도련님을 날 죽이려고 했어...
살이 찢어지는 비현실적인 소리와 눈앞이 아득해지는 고통
피는 중력을 따라 아래로 떨어집니다.
정요한은 멍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숨통을 끊지 않고
그저 중상을 입힌 채로요.
그의 표정을 제대로 살필 수 없어, 진의를 파악할 수도 없습니다.
몸이 기우뚱 넘어지면 정요한이 당신을 내려다보게 됩니다.
붉은 단풍잎이 관자놀이를 간지럽힙니다.
시발 진짜 멍청한 새끼야..
독이 여기 있는데 왜 내 방에 독이 있겠냐
그건 내가 마실 독이였어.
죽고 싶었던건... 죽이고 싶었던 건.
나 자신이었어..
(네 옆에 주저 앉는다.)
,......난ㄴ,,. 다- (쿨럭) 진심ㅁ... 이었어..
왜 하필 너였을까. 왜 하필 내 사용인이 너였을까.
내 몸을 이루는 피와 살은 다 네가 만들어 준건데..
다 내가.. 하....고싶어서... 한 거....야 (쿨럭쿨럭, 피가 얼마나흐르는지도 모르겠다)
....... (한참 말없이 반쯤 감긴 눈으로 하늘을 보다가, 겨우 도련님에게 시선을 옮긴다)
...,...지금,.. 도...
거짓말이,에요... 후회했으면, 하는 거, 쿨럭, (계속 계속 도련님을 바라본다)
난 네 소원대로 평생을 후회하고 살거야.
윤석아. 윤석아....
너를 아주 오래 기억할게.
몸은 자유를 잃습니다.
암시 상태에 빠집니다.
그리하여, 정요한은 살아남았습니다.
아마 당신은 호수에 빠졌을 거예요.
죽은 자의 기억이라 확실하진 않지만…
영원히, 사냥꾼의 비탄 속에서.
나의 삶은 빼앗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