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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 윤석] 사냥꾼의 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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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이 준비 됐으면 냥냥해~
 
박윤석:냥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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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우중충한 흐린 하늘 아래가 시립니다.
날씨가 자연과 신의 뜻이라면…
이리도 매서운 하늘은 살생을 목전에 둔 당신을 비난하는 걸까요.
꼭 그리 느껴져 마차 밖으로 보이는 평화로운 풍경이 눈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정요한:(네 손등을 툭툭 친다.) 콜록, 콜록... 무슨 생각 해?
 
박윤석:(마차 밖을 빤히 보다가 당신의 손길에 놀란다.) 아... 날이 추워서요! 도련님 춥겠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괜찮으신가요??
 
정요한:우리 둘 밖에 없는데.. 무슨 도련님이야. 편하게 해. 나 서운행? (가라앉은 목소리지만 슬 입꼬리 올려 개구지게 웃는다.)
몸은.... 적당히?
나쁘지 않아.
창 밖은 어때? 놀기 좋은 날씨야?
 
박윤석:도련님이 나가 놀만한 날씨는 아녜요 (같이 헤헤 웃는다) 지금도 이렇게 기침하시는데
그래도 밖은 예뻐요
심심하시다면 보셔도 될 거 같은데
 
정요한:그럴까? (몸 슬쩍 일으켜 마차 밖을 본다.)
 
: 툭, 투툭.
하늘에서 기어코 굵은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집니다.
 
정요한:비오는데?
설마 내가 봐서 비오는거야?
 
박윤석:에이~~ 제가 보기도 전에 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이제 비가 막 굵어지기 시작하나봐요
 
: 서행하던 마차가 멈춥니다.
 
마부: 도련님, 이 앞으로 물이 불어 건너기 힘들다고 합니다만...
비가 그칠 때까지 여관에 묵고 가는 건 어떻겠습니까?
 
: 마부가 곤란하다는 듯 정요한에게 묻습니다.
 
정요한:.... 윤석아, 어쩔까?
 
박윤석:(고심하다, 조심스레 얘기한다) 어쩔 수 없죠 묵었다 가야할 거 같아요
비가 많이 와서 위험하니까
게다가 물이 불어나는 게 젤 무서운 거 알죠??
 
정요한:글쎄, 그건 즐겨봐야 알 것 같은데
아무튼. 그래, 묵고 가자.
 
: 정요한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겨울이 오기 전 한가한 달에 별장으로 떠나는 휴가이니
바쁠 것 하나 없지요.
마차는 우회해 작은 목재 여관 앞에 멈추어 섭니다.
웃돈을 얹어 가장 좋은 방 두 개를 구한 후 당신과 정요한은 각자의 방에서 쉬기로 합니다.
 
: 인제야 혼자가 되었습니다.
당신은 출발 전 큰 주인님이 손에 친히 쥐여주었던 편지를 펼쳐볼 수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금빛 편지지, 장미 향이 은은하게 퍼집니다.
 
: 별장 뒤로는 상처처럼 붉게 진 단풍나무 숲이 있고
그 숲속에는 너르고 아름다운 게넷 호수가 존재합니다.
그러니 편지 속 호수는 게넷 호수를 의미할 것입니다.
또, 큰 주인님께서 아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은….
똑똑똑
누군가 방문을 두드립니다.
 
정요한:나야.
들어가도 돼?
 
박윤석:(편지를 다급히 침대 밑으로 구겨 던진다) 잠깐만요 곧 열어 드릴게요!
들어오세요, 제가 가면 되는데
 
: 그는 자그마한 촛대를 쥐고 들어옵니다.
어느새 창밖은 어둑한 밤
빛이 부족한 여관은 습하고 명도가 낮습니다.
 
정요한: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 (의자를 꺼내 앉는다.)
 
: 정요한을 보면 편지 내용을 자연스레 곱씹게 됩니다.
그 아이를 호수에 밀어버리렴
그 아이를 호수에 밀어버리렴....
 
정요한:마부의 말로는 내일 아침 정도에야 출발 할 수 있을 거래.
 
: 상념을 깨는 건 정요한의 목소리입니다.
편한 옷을 차려입은 그를 보아, 여관에서 하룻밤 묵고 가는 건 기정사실인 것 같습니다.
 
정요한:조금만 놀아줘. 심심해.
그거 알아? 그 별장 뒤에 호수가 있대.
거기서 피크닉을 하면 즐거울 것 같아.
 
박윤석:비 와서 밖은 안돼요. 젖으면 감기 걸릴테니 안에서 놀 수 있는 걸로 해요 (꽤나 진지한 목소리)
방은 왜 두 개로 하셨어요 하나로 하시지, 그래야 도련님 잘 볼 수 있는데
전 바닥에서 자면 되구...
밖에 나가는 거 말고 하고 싶은 거 있으세요? 도련님 하고 싶은 거 해요
밖에 나가는 건 꼭 빼구용
 
정요한:(음?) 네가 피곤할 것 같아서 일부로 두 개로 잡은 건데...
널 어떻게 바닥에서 재우니?
한 침대에서 사이 좋게 붙어서 자야지~ (킥킥 웃다가 컥) 쓰읍콜록콜럭켁허억허흐어
잔소,크흡, 컥.... 심하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뻔뻔한 표정)
크흠....큽. 그으럼.. 포커라도 치자. 이건 괜찮지?
 
박윤석:이러는데 제가 어떻게 혼자 다른 방에서 자요 으휴 (ㅡㅡ)
옷도 좀 껴입구요, 물도 마시면 포커 같이 해드릴게요
(제안이 아닌 듯한 어투다)
 
정요한:우리 부모님도 이런 소리는 안 하는데...(작게 중얼대더니 익숙하게 널 바라보며 명령한다.) 따뜻한 물 좀 줘. 목이 아프네.
옷은.. 내 방에 있으니까. 대충 이불이라도 감싸고 있지 뭐.
 
박윤석:알겠어요 (당신을 슬슬 밀어다 테이블에 앉히고 이불을 가져와 감싸준다)
(그리고는 따뜻한 물에 꿀도 살짝 넣어 앞에 내려주고는 마주 앉았다)
더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구요 (매우 뿌듯한 표정이다)
 
정요한:(컵을 두 손으로 감싼다. 그런 네 얼굴을 바라보다 피하듯 고개를 숙여 컵 안의 물에 비친 제 얼굴을 본다.) 그래~... 이제 포커나 치자.
상대의 패가 높을 것 같으면 카드를 포기하면 돼. 그럼 0점을 얻는 대신 상대는 1점을 얻어.
만약 카드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지면 2점 감점. 승리하면 2점 추가.
이해했어?
 
박윤석:네 이해했어요
이기면 뭐 해줘요?
 
정요한:아. 뭐 해줘?
하긴. 게임에 거는 것이 없으면 지루하지.
뭐 해줄까?
말만 해. 나 알지? 내가 해주지 못하는 건 없어.
 
박윤석:소원들어주기 해요
소원은 아직 비밀
 
정요한:그래~. 많이 컸네. 나한테 내기도 걸고?
누가 이길지 보자고. (씨익 웃는다.)
 
: 포커를 시작합니다.
포커 매크로를 뽑아 본인의 이름을 기입 후
뽑았다고 말하면 포기 혹은 점수 배팅이 시작됩니다.
 
(To GM): 원페어
 
정요한:(카드를 뽑고 뒷장으로 바닥에 내려놓는다.) 어때. 카드는 잘 나왔어?
 
박윤석:으음 뭐 적당히요 (당신의 눈을 살피며 웃는다)
도련님은 어때요
 
정요한:하하. 내 운 몰라?
당연히 잘 나왔지.
난 포기하지 않을래. 너는?
 
박윤석:저도 포기 안 해요
 
정요한:좋아. 그럼 공개하자.
셋하면 공개하는거야.
하나
(원페어 카드를 보여준다.)
 
박윤석:(스트레이트 카드를 자랑스럽게 보여주며) 이겼다!
 
정요한:...응?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 깜빡이다가 헛웃음을 터트린다.)
완전 졌네.
 
: 박윤석 2점. 정요한 -2점.
다시 카드를 뽑으시면 됩니다.
 
(To GM): 원페어
 
정요한:아하~..... (카드를 보고 한숨을 푹 내쉰다.)
 
박윤석:왜요 카드가 안 좋아요?
 
정요한:응. 날이 갈수록 운이 안 따라주나봐. (카드를 가운데에 던진다.) 난 포기.
오늘은 너가 이길 건가봐.
 
박윤석:운 좋은 도련님 어디가고 (큭큭 웃는다)
저도 포기할래요
 
정요한:난 방금 원페어 뽑았는데. 너는?
 
박윤석:저도 원페어인데
꺄 운명이다
 
정요한:이런 작은 우연이 운명이라고 말하는구나 너는.
 
: 박윤석 3점. 정요한 -2점.
카드 뽑기 가능합니다.
 
(To GM): 노페어
 
박윤석:이번엔 어때요?
 
정요한:음. 있잖아.
할 말이 있는데...
(카드 내려놓고 네 팔을 부드럽게 잡는다.) 포기해줘라.
매혹
기준치: 80/40/16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응?
 
박윤석:
정신
기준치: 40/20/8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 박윤석.
도련님의 밝은 눈웃음을 보니... 마음을 빼앗겨 버립니다.
그의 매력에 포기하고 항복하는 심정을 느낍니다.
정말;; 얼굴로는 못 이기겠네요.
 
박윤석:참나... 알겠어요 포기할게요.. (어이없게 웃는다)
어차피 포기하려고 했는데
카드 보여주면 되죠?
(노페어 카드를 내밀어 보여준다)
 
정요한:야호~ 이겼다~ (꺄르륵 소리 내어 웃는다. 그러나 제 카드는 슬쩍 더미에 밀어넣는다.)
내 카드는 비밀.
 
: 박윤석 3점. 정요한 -1점.
 
박윤석:엥 진짜 뭐예요 도련님 점점 치사해지네
 
정요한:난 그래도 괜찮아.
나니까.
계속할까?
 
박윤석:응 한 번만 더 해요
 
정요한:좋아. 나도 한 번은 네게 이기고 싶은 걸.
 
(To GM): 투페어
 
정요한:이번에도~.. 눈 웃음 치면 안 넘어와줄거지?
 
박윤석:응 이번엔 절대요
저도 이기고 싶단 말이에요
 
정요한:알았어 알았어. 난 포기 안 할래.
 
박윤석:
저도 포기 안 해요
아 아니다
포기 포기!!
 
정요한:왜, 애매한 카드라도 나왔어?
 
박윤석:비밀
근데 포기
이건 제가 질 거 같아요 안돼 안돼
 
정요한:알았어. (투페어 카드를 내게 내민다.) 원페어구나?
 
박윤석:어....
(머쓱하게 투페어 카드를 내민다)
 
정요한:하하!
바보.
 
: 박윤석 3점. 정요한 0점.
 
정요한:카드 뽑는 운이 좋구나.
너랑 진작 포커를 해볼 걸 그랬어.
 
박윤석:제가 좀 그래요 (매우 즐거운 낯이다)
제가 이긴거죠?
소원은 이따 빌게요
 
정요한:그래. 콩팥 하나 달라는 소원이라도 이루어줄게.
약속은 약속이니까.
 
: 눈꺼풀이 서서히 감길 때쯤 정요한은 잘에서 일어납니다.
 
정요한:시간이 너무 늦어졌네..
난 이제 방으로 가볼게.
잠자리 시중은 괜찮아. 오늘은 혼자 자는 버릇도 해봐야지.
안그래?
게넷 호수는 정말 아름다울 거야.
 
박윤석:예쁘겠죠...
오늘 정말 혼자 괜찮겠어요?
 
정요한:내가 어린 애도 아니고 괜찮아.
잘자.
 
: 감싸고 있던 이불을 당신에게 내민 후 정요한은 방 밖으로 나갑니다.
그의 말대로 초겨울의 게넷 호수는 정말 아름다울 겁니다.
눈처럼 흩날릴 단풍잎 더미
하늘을 닮아 시시각각 달라지는 호수의 빛깔
그리고 그 평화로운 숲속에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큰 주인님의 성격상 이 일을 해내지 않으면 호수에 빠지는 건 도련님이 아닌 당신이 되겠지요.
 
: 편지를 받은 순간부터, 애초에 선택지 따윈 없었던 겁니다.
가주께선 어째서 도련님을 호수에 밀길 명하신 걸까요?
고작 도련님의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창문을 두드리는 빗줄기가 점점 가늘어집니다.
알 수 없는 밤은 그렇게 깊어져만 갑니다.
 
.
 
: 다음 날 아침.
해가 뜨자마자 두 사람은 다시 마차에 몸을 싣습니다.
이슬 맺힌 눅진한 땅을 끄는 바퀴 소리
찰방거리는 물웅덩이
어제의 비는 심술이었다는 듯 맑게 갠 하늘.
 
: 모든 게 완벽한 하루의 시작입니다.
그런데….
 
정요한:(의자에 등을 기댄 채 손으로 얼굴을 반 쯤 가린다.)
 
박윤석:
심리학
기준치: 70/35/14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정요한의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밤을 새우기라도 한 건지 얼굴빛이 어둡고 꾸벅꾸벅 졸기까지 합니다.
고요한 마차 내. 그가 숨을 쉴 때마다 짧고 거친 소리가 들립니다.
 
박윤석:도련님... 괜찮으세요?
그러게 왜 혼자 있겠다 고집을 부리셨어요
아프신거죠?
(손을 뻗어 당신의 양 뺨을 쥐고 안색을 확인한다)
쉬다 가셔도 돼요, 네?
 
정요한:(감았던 눈을 천천히 뜬다. 흐릿한 눈 앞이 점점 선명해지며 가까워진 네 모습에 다시금 질끈 눈을 감는다.) ... 아니. 이제 곧 도착할거야. (양 손을 들어 네 손등 위로 손을 겹치며 아래로 내린다.)
것보다 오늘 날씨는 좋네. 어제 비가 와서 그런가 봐.
 
: 당신의 물음에 애매한 미소와 함께 화제를 돌려 답을 피합니다.
묘한 침묵이 이어집니다.
덜컹대는 마차는 곧 예스러운 저택 앞에 멈추어 섭니다.
하얀 목조 건물 위로 녹색 이끼나 덩굴이 자라있지만
그마저도 의도된 배치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게넷 별장입니다.
층수는 하나, 방들은 하나같이 넓어 당신과 정요한 단 둘이 지내기엔 적적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마부: 큰 주인님 말씀대로 도련님의 휴식을 위해 별장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도!
가까운 마을에 저나 시종들이 머무르고 있으니, 필요한 게 있다면 바로 전서구를 날려주십시오.
 
정요한:(대충 고개를 끄덕인다.)
 
마부: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 싹싹한 마부마저 떠나면 별장에 남은 건 당신과 정요한, 단 둘뿐입니다.
둘의 짐이 바닥에 놓여져 있습니다.
 
정요한:....... 박윤석.
난 정원에서 쉬고 있을테니까. 넌 짐을 옮기고 저녁 전까지 쉬어.
 
박윤석:네 제발 푹 쉬세요
정원이 아니고 침실은 어때요
거기서 좀 주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인 거 같은데
(으이구, 하는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다가 짐을 옮기기 시작한다)
어쨌든 쉬고 계세요 밖엔 나가지 마시고요
저랑 같이 나가요
 
정요한:응~ 도련님은 맘 대로야~ (꺄르륵 웃으며 정원으로 걸어간다.)
 
: 모시는 주인의 말을 따르자면, 해가 지기 전까진 자유시간입니다.
 
: 양손 가득한 짐을 옮기고 있으면 정요한이 별장 정원으로 걸어가는 뒷모습이 보입니다.
 
박윤석:누구 닮아 그렇게 말을 안 들어요 (ㅡㅡ)
 
: 위의 장소들 조사가 가능합니다.
어디먼저 살펴보나요?
 
박윤석:(도련님의 방을 살펴보러 간다)
 
[ 정요한의 방 ]
 
: 도련님의 방입니다.
화려하게 꾸며진 방에는 주인의 취향을 담은 가구들이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이 방은 정요한의 가문 주인들이 어릴 적 한 번씩 머물고 가는 공간입니다.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이 방은 큰 주인님의 방이었고
수십 년 후에는 정요한의 자식이 이 방을 쓰고 있겠죠.
현재가 먼 과거가 될 때쯤
 
: 당신은 어느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을까요.
 
박윤석: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26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정요한이 개인적으로 챙겨운 짐은 여태 풀어지지 않고 그대로 있습니다.
그런데... 저 긴 원통형 모피는 [화살통] 아닌가요?
 
박윤석:놀러 나가실 거면 짐부터 푸시지 아무튼 못말리셔 (요한 도련님의 짐을 살피러 갑니다.)
 
: 짐을 풀어보면 여러 벌의 옷과 장갑, 모자 등의 액세서리가 들어가있습니다.
그리고.. 어? 옷 안쪽에 뭔가가 숨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박윤석:뭐야... (옷을 만지작 거리다가 숨겨진 것을 꺼내본다)
 
: 손에 잡히는 것은 단단한 술병과 가죽 시가 케이스입니다.
옷 안 쪽에 넣어 가지고 온 걸 보면 몰래 할 생각이었나보죠?
 
박윤석:도련님 좀 맞아야겠당
(모든 물건을 제 주머니 속에 넣고서 화살통을 살펴본다)
 
: 술병과 시가 케이스를 압수합니다. 아,안돼... 정원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화살통]
화살을 담기 위해 만들어진 모피 주머니입니다.
속에 든 것은 없지만.... 정요한이 이 것을 챙겨온 이유가 짐작되지 않습니다.
더 이상 정요한의 방에서 살펴볼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박윤석:으음... (빤히 보기만 하다, 화살통을 챙긴다)
(그리고는 큰 주인님의 방에 슬쩍 들어가서 살펴본다)
 
: 화살통 또한 챙깁니다.
 
[ 큰 주인님의 방 ]
 
: 큰 주인님의 방입니다.
문고리를 돌려보면... 철컥, 철컥. 열리지 않습니다.
지금은 잠겨있어 들어갈 수 없겠네요.
 
박윤석: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문 너머로 끼익, 끼익... 쇳소리가 들립니다.
신경을 죽죽 긁는 섬찟한 소리는 꼭 누군가의 비명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창문이 열려있는 걸까요?
이 곳은 열리지 않으니 다른 곳을 둘러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박윤석:음..... (미심적게 방문 바라보다 사용인의 방으로 향한다)
 
[ 사용인의 방 ]
 
: 넓은 사용인 방에는 침대가 여럿 놓여 있습니다.
긴 세월 사용하지 않은 [촛대]에는 먼지가 쌓여있고
누가 챙겨 온 것인지 모를 낡은 [책더미]가 한 구석에 모여있습니다.
 
박윤석:(촛대에 바람을 불어 먼지를 털어낸 뒤 불을 붙이고 책더미를 확인한다)
 
: 촛대의 먼지를 털어보면..
정요한의 가문 문양이 새겨진 은촛대입니다.
녹슨 건 물론이거니와 촛대 아래에 검은 곰팡이가 피어 있습니다.
....곰팡이?
손으로 문지르면 그 검은 그을음이 가루가 되어 아래로 뚝뚝 떨어집니다.
낮인데 왜 불을 붙이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촛불에 불을 붙입니다.
 
: 주위가 한 층 더 밝아지며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박윤석:어우 이거 죽는 거 아냐? 대박이넹 (곰팡이를 보고 으아... 거리다 책더미를 살핀다)
 
박윤석:
기준치: 68/34/13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사랑 얘기를 담은 유치한 로맨스 소설이 대부분입니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아래로 누렇게 바랜 종잇조각 세 개가 뚝 떨어집니다.
젠장, 스콜! 큰 주인님 방 열쇠를 잃어버렸어. 저택에 소식이 닿지 않게 열쇠공을 불러줄 수 있을까?
에린스 네 멍청함이 독이 될 날이 올 줄 알았다니까. 부엌 밀가루 포대를 치우면 벽에 작은 구멍이 있을거야.
그 구멍 속에 유리명이 있고, 유리병에 열쇠들이 있으니 그걸 먼저 사용하도록 해.
고마워, 스콜. 그보다 너 혼자 도련님을 모실 수 있겠어? 여간 까탈스러운 게 아니시니... 문제가 생긴다면 바로 전서구 날려, 친구. 
 
: 큰 주인님의 방 열쇠가 어디에 있는지 알게되었네요.
 
박윤석:에린스 누구야 (ㅡㅡ) 도련님 착한데 (ㅡㅡ. 뾰루퉁한 표정으로 식당으로 가 쪽지 내용대로 열쇠를 찾는다)
 
: 당신에게만 친절하다는 생각은 안해봤나요?
콩깍지가 제대로 낀 것 같네요.
 
[ 식당과 부엌 ]
 
: 별장에 머무르는 동안 당신이 하루에 세 번은 족히 드나들 공간입니다.
도련님의 식사를 책임지게 되었으니까요
다녀간 고용인들이 재료 손질과 청소는 모두 끝내둔 상태입니다.
여기서 무얼 하나요?
 
박윤석:나중에 도련님 맛있는 거 만들어드려야겠다
편식 하시는 것두 다 넣어야지 (ㅎ)
(부엌 밀가루 포대를 치우고 벽에 작은 구멍이 있는지 확인한다)
 
: 쪽지 내용대로 밀가루 포대를 들면 작은 구멍이 보이고
그 구멍 속에는 유리병이 들어있습니다.
[열쇠 꾸러미]를 얻습니다.
다만 척 봐도 수십 개가 넘어 보여 지금 당장은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곳에서 둘러볼 곳은 다 확인 한 것 같습니다.
이제 둘러볼 수 있는 곳은 [정원] 뿐입니다.
 
박윤석:(다시 자리로 되돌려 놓고는 정원으로 간다)
(밀가루 포대를...)
 
: 밀가루 포대를 다시 원래 자리로 놓고 정원으로 향합니다.
 
[ 정원 ]
 
: 별장 서문 테라스에서 이어진 자그마한 정원입니다.
낡은 분수에는 물 대신 이끼가, 연못에는 미처 치우지 못한 낙엽이 떠다닙니다.
간간이 관리됐는지 무성히 자란 나무와 꽃들은 짙은 풀 내음을 풍깁니다.
어느 책에서 본 비밀의 정원이 실존한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요.
[정요한]은 정원에 놓인 하얀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있습니다.
가까이 가보나요?
 
박윤석:(몰래 웃다가 살금살금 다가가서는 귓속말처럼 도련님- 하고 부른다)
 
: 작게 그의 이름을 불러보면...
깊게 잠이 든 건지 불러도 별다른 반응이 없습니다.
초겨울의 햇살 아래 눈부신 금발이 반짝입니다.
평온한 낯은 평소보다 더 지쳐 보입니다.
선을 아래로 내리면… 어라?
그는 손에 무언갈 쥐고 있습니다.
 
박윤석:어,... (반응 없는 도련님에 살짝 걱정하다가, 도련님의 손을 보고 멈칫. 이내 조심스레 무엇인지 살핀다)
 
박윤석:
은밀행동
기준치: 60/30/12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접힌 손가락을 살며시 들어 살피면 피가 옅게 밴 거즈가 보입니다.
상처를 살피기 위해 거리를 좁히자
누군가가 당신의 이마를 손으로 꾹 눌러 밀어냅니다.
 
정요한:깨우는 방식이 특이하네.
 
: 잠에서 깬 정요한입니다.
 
박윤석:진짜 맞을래요?
이게 뭐예요
 
정요한:뭐?
 
박윤석:(답지않게 와락 구겨진 얼굴이다)
이거 피잖아요
어디 다쳤어요?
손 다쳤어요?
기침하다가 나온 거예요?
말 좀 해봐요 (ㅡㅡ)
 
정요한:그래, 할 말 다 했어?
나 이제 말한다
도련님한테 맞을래요가 뭐야? 진짜 건방지게.
내가 너그러운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해 너~
그리고... (네 시선을 마주치며 입을 열다가 손에 대한 대답은 고개를 슬쩍 돌려버리며 피한다.)
짐은 다 풀었어?
 
박윤석:풀었어요
이거 뭐냐니까요
저도 대답했으니까 말해요
아픈거면 약을 짓거나 해야하니까
어쩌다 이랬는지 말해주세요
 
정요한:(이럴 땐 집요하다니까... 미간을 약하게 찌푸렸다가 푼다.) 약은 싫은데...
그냥, 의자에 뭐가 묻었길래 털어냈는데 그때 긁힌거야.
별일 아니래도.
 
박윤석:피가 이렇게 묻었는데 털어서 난 긁힌 상처라구요?
진짜 그으짓말 하지마세요
아니면 그냥 진짜 아무 의사나 다 부를거예요 (ㅡㅡ)
 
정요한:아니, 철철 난 것도 아니고 그냥 살짝 난 건데. (억울하다는 목소리로 피가 옅게 밴 거즈를 보여준다.)
주인이 말하고 싶지 않은가보다~ 싶으면 그런거야.
흥! (이내 콧방귀를 끼며 팔짱을 껴 손을 아예 가려버린다.)
 
박윤석:(도련님 빤히 쳐다보다가 이내 의자를 거칠게 털어낸다)
상처 안 나잖아요
알겠어요 말하지 마세요
나도 비밀 만들고 살아야지 평생 엄청나게 많이 많이 만들어서
한 개도 얘기 안 해야지
 
정요한:허. (기가 차 헛웃음을 터트린다. 그리고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진다.)
박윤석.
나랑 가위바위보 좀 하자.
 
박윤석:이 상황에 뭘 가위바위보에요
(여전히 풀리지 않은 표정이다)
 
정요한:지는 사람은 옷 하나씩 벗는거야.
그리고 넌. 바위만 내.
(평소 부드러운 목소리는 사라져 차갑다.)
 
가위 바위 
 
정요한:왜 대답이 없지?
 
박윤석:그런게 어디있어요
갑자기 왜그래요...
 
정요한:왜 그러긴. 사용인이 나랑 같은 위치에 서고 싶어 하길래
귀족들의 놀이 하나 좀 알려 줄려고 하는건데.
 
박윤석:제가 언제 그랬어요 (당황하는 투)
그냥 아프냐고 물었잖아요
저는 도련님이랑 같은 위치 서고 싶다는 생각 한 적도 없고요
그냥 걱정돼서 그랬단 말이에요
 
정요한:하아....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등을 기댄다. 왼손으로 앞머리를 쓸어 올린다.)
하라면 할 것이지 말이 많네..
(표정에는 변화가 없지만 짜증이 물씬 묻어나는 말투다.)
그래서. 내가 하자는데 거부하겠다고?
 
박윤석:..아니에요 알겠어요
해요
 
정요한:(왼손을 앞으로 내민다.) 가위, 바위.. 보.
 
정요한는 보를 냅니다.
 
박윤석는 바위를 냅니다.
 
정요한:졌네. 뭘 해야하는지 알지?
설마 또 설명해줘야해?
 
박윤석:(말 없이 도련님을 바라보다, 셔츠를 벗어낸다)
 
정요한:(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다 다시 입을 연다.) 가위, 바위, 보.
 
정요한는 보를 냅니다.
 
박윤석는 바위를 냅니다.
 
박윤석:(입술을 꾹 물며 바지를 벗어낸다)
 
정요한:그만.
됐어, 이제.
박윤석. 충고 하나 할게.
모르는 게 나을 때도 있는 법이야.
(의자에서 일어나 네 옆을 지나친다.)
저녁 준비해. 먼저 들어가있을테니까.
 
: 눈부신 노을이 하얀 게넷 저택을 붉게 물들입니다.
저택 너머의 숲에선 이름 모를 새들이 째르륵 울어댑니다.
저녁, 도련님의 식사를 준비해야 할 시간입니다.
저 멀리 정요한이 별장 안으로 들어섭니다.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인지...
문득 책더미 속에서 본 쪽지 내용이 떠오릅니다. 여간 까탈스러운게 아니시니.
 
: 그 까탈스러운 도련님께서 저녁을 준비하라 했으니 다시 부엌으로 가볼까요?
 
박윤석:(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부엌으로 향한다)
 
: 부엌에는 채소와 빵, 곧바로 먹을 수 있는 치즈나 말린 고기 등 식자재들이 갖춰져 있습니다.
무슨 요리를 하나요?
 
박윤석:(간단한 샐러드와 반숙프라이, 그리고 고기를 구워낸다)
 
: 샐러드와 반숙 프라이, 고기를 구어내 식당으로 향합니다.
 
정요한:......
 
: 긴 테이블에 홀로 앉은 정요한은 식사를 내와도 시큰둥안 반응입니다.
정원에서 일어난 일 때문인지 어색한 분위기가 흐릅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면 식사를 마친 정요한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향합니다.
그의 접시를 보면 고기에는 손도 안 댔네요.
편식인건지 아니면 나름의 반항인건지. 한숨만 푹푹 나옵니다.
일과를 모두 마치자 검푸른 어둠이 하늘을 뒤덮습니다.
 
: 초겨울 쌀쌀한 한기에 절로 소름이 돋습니다.
초에 불을 붙이기 위해 성냥을 든 채 복도를 거닐면….
 
정요한:..... 바쁜 일 없지?
 
: 어? 방으로 돌아간 줄 알았던 당신의 주인입니다.
복도에 유령처럼, 인기척 없이 서 있습니다.
 
정요한:오늘 게넷 호수를 보지 못한 게 아쉬워서 잠이 안 와.
밤 산책이라도 잠시 다녀오자.
 
박윤석:밤 늦었는데 괜찮으시겠어요?
(활짝웃으며 도련님을 바라보다)
더 따뜻하게 입고 산책 가요
호수 근처는 물이라 공기가 더 차거든요
 
정요한:.... 내가 밤을 무서워할 나이는 지났는데.
 
: 정요한은 이미 오일램프를 쥐고 겉옷을 두른 채 나갈 채비를 모두 마친 상태로 보입니다.
 
정요한:가자.
 
: 별장 뒷길로 이어진 오솔길을 거닐면
밤바람을 따라 사각사각 떨어지는 잎이 시야를 방해합니다.
 
.
 
: 부엉이가 울어대는 까만 밤, 단둘이 숲속을 걷습니다.
램프 빛에만 의지해 걸을 수 있는 친절한 숲이 아닌지라
정요한은 자연스럽게 당신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십 분 정도 느릿하게 걸으니 아름다운 게넷 호수가 눈 앞에 펼쳐집니다.
단풍나무로 둘러싸인 호수는 시야에 겨우 다 들어올 정도로 너르고, 고요합니다.
다시금 큰 주인님께서 주신 쪽지 내용이 아른거립니다.
 
정요한:달빛이 좋네, 여기서 쉬었다 가자.
 
: 저 아이를 달빛 일렁이는 호수에 밀어버리렴...
 
박윤석:네, 조심하세요 (잡은 손에 힘을 꽈악 주고서 슬쩍 웃는다)
춥지는 않으세요?
 
정요한:응. 아직은 괜찮아.
 
: 정요한은 오일램프를 두고 잔디 위에 풀썩 앉습니다.
달빛이 참으로 시린 날입니다.
 
박윤석: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정요한은 잔디밭에 몸을 기대는가 싶더니
바닥을 짚던 손을 급히 듭니다.
자세히 보면 울긋불긋하게 물든 거즈가 붙여져 있습니다.
정원에서 봤을 때보다 더 물들어져 있습니다.
 
박윤석:도련님
저 진짜 죄송한데요
이유 안 물을게요
의사를 불러도 될까요?
(매우 속상한 낯이다)
 
정요한:의사를 부를 정도는 아니라니까.
(다친 손을 한 번. 그리고 네 얼굴을 한 번 번갈아서 보다 시선을 호수가로 향한다.)
.....
 
박윤석:그럼 제가 간단한 치료라도 하게 해주세요
진짜 아무것도 안 물을게요
이대로 두는 건 아닌 것 같아서요
네? (정중하고 예의있게. 당신을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정요한:..... (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다친 손을 내게 내밀어 보인다.)
 
박윤석:감사해요 (조심스럽게 도련님의 손을 잡고 상태를 확인한다)
(거즈를 조심스레 떼어내며 도련님의 표정도 살핀다. 아플까봐서)
 
: 거즈를 천천히 때어봅니다.
손바닥에 길게 찢어진 열상이 보입니다.
치료하나요?
 
정요한:(무표정으로 손바닥에 난 상처를 바라볼 뿐이다.)
 
박윤석:(옅게 인상을 찌푸리고서 상처를 바라보다 도련님을 한 번 번갈아 본 후, 조심스레 소독약으로 피를 닦아낸다)
아프셔도 조금만 참아주세요
금방할게요
 
박윤석:
응급처치
기준치: 58/29/11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 최대한 아프지 않게 치료한다는 마음이 너무 앞선 탓인가?
오히려 상처 부위를 꾹 눌러 댄 탓에 붉은 피가 점점 더 배어나옵니다.
 
정요한:윽.
(이게지금뭐하는? 하는 시선으로 널 빤히 쳐다본다.)
 
박윤석:
아 죄송해요
(화들짝 놀라 손을 떼고서 도련님의 표정을 살핀다)
죄송해요
아프게 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제가 서툴어서
 
박윤석:최대한 열심히 해보려고 했는데
(횡설수설 말하며 도련님의 눈치를 살핀다. 혼나는 건 상관이 없지만, 내가 더 엉망으로 만든 것이라면 어쩌지 싶어서)
 
정요한:.......
풉, 크핫. 하하하하하!! (네 반응을 보고 활짝 웃는다. 상체를 네 쪽으로 기울일 정도로 크게 웃음을 터트린다.)
정원에서 뭐라 했다고 이렇게 복수하는거야?
반응이 왜 그래. 평소 같았으면 뻔뻔하게 참아요. 하고 치료했을 얘가.
(다치지 않은 손으로 네 이마를 톡 치며 킬킬 웃는다.)
괜찮아. 계속 해. 아픈 것보다는 놀라서 그런거야.
 
박윤석:네.... 근데 아까 그거 때문에 복수하는 거 아니에요...
(쭈뼛거리며 다시 치료를 시작한다)
(매우 조심스러운 손길로 소독약 묻은 솜을 톡톡)
 
: 아까보다 더 조심스러운 손길로 소독약을 바릅니다.
갓 태어난 아기를 다루는 듯한 손길이네요.
소독을 끝내면 깨끗한 거즈로 상처 부위 위를 덮고, 마지막 붕대까지 감습니다.
 
정요한:(손을 보고 픽, 입꼬리를 올린다.) 잘했네.
칭찬이야. 그리고
(잠시 숨을 들이마시며 머뭇거리더니) 아까는... 미안.
그때 자다 일어나니까 머리가 아파서 예민하게 굴었네.
네가 날 걱정하는건 나도 잘 알고 있는데.
 
박윤석:아니에요 도련님 그런소리 마세요 (헤헤, 웃는 얼굴로 당신을 바라본다)
제가 잘못했어요
도련님이 싫다고 하셨는데
제가 너무 위치 모르고 도련님께 예의없게 굴었어요
치료 했으니 괜찮아요! (정말 정말 맑게 웃는다)
 
정요한:차암... 그건 맞긴 해. 세상 어떤 사용인이 주인한테 맞을래요, 이래?
근데. 그래서 난 네가 좋은거야.
누가 나한테 이런 잔소리를 하겠어.
우리 부모님도 안하는데.
넌... 그거 뿐이야? 나한테 화 안나?
그러고보니 난 네 화난 모습을 못 본 것 같아.
 
정요한:욕하는 것도 못 들어봤고..
 
박윤석:화 안 나요
화 나는 일이 없는데 어떻게 화가 나겠어요
가끔 도련님이 아픈데 약 안드시려 하시구
그러면 쪼오금 속상하긴한데
괜찮아요
도련님은 좋은 주인이세요
 
정요한:약은~... 어쩔 수 없어. 그 비이상적으로 쓴건 도저히 익숙해지지가 않아.
그거 너한테만 좋은 주인일 걸.
근데 이제는, (흠칫. 무언가 말할려다가 입을 다물고 고개를 내젓는다.)
.... 됐다.
이제... 며칠 동안은 계속 단 둘이 지낼텐데. 싸우지 말자
아까 밥 먹을 때 괜히 체할 것 같더라.
 
정요한:서운한 일 있으면 바로바로 말하고. 어? 알겠지?
약속. (새끼 손가락을 보여준다.)
 
박윤석:네 알겠어요 (활짝 웃는 얼굴로 새끼손가락을 걸어 약속한다)
저도 도련님이 불편해 하시는 얘기
억지로 묻지 않을게요
아까는 진짜 죄송해요
밥 드시고 싶으신 거 있으세요? 제가 다음날 그걸로 차려놓을게요
저녁 많이 못 드셨잖아요
 
박윤석:(조잘조잘 말이 많은 걸 보아하니 잘 풀려서 기분 좋은 듯 싶다)
 
정요한:음~... 아까 그 요리로도 충분한데.
근데 고기는 안 먹고 싶어
요즘 더 비린 것 같아
 
박윤석:그래요?
고기도 섭취하셔야 건강하실텐데..
(고민하다가)
알겠어요 제가 고기는 좀 적게 해서 식사 만들게요
 
정요한:응. 알지?
콩, 팥, 파프리카, 단무지, 우엉, 브로콜리, 치즈, 수박, 멜론, 간쇠고기는 빼고.
 
: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당신의 연약한 주인이 추위에 몸을 떱니다.
 
정요한:크,크흡. 콜록콜록
 
: 가을의 끝자락, 겨울의 초입 밤은 서늘합니다.
찬 바람을 너무 오래 쐬었을까요.
몸이 더 얼어붙기 전에 별장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오일램프의 불이 위태로이 흔들거립니다.
 
정요한:이제... 들어가자.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다.)
 
박윤석:네 가요
조심히, 밤이라 어두워요 (당신의 옆에 찰싹 붙어 걷는다)
 
정요한:(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네게 묻는 것인지 아니면 혼잣말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나무는 수분을 지키기 위해 입을 떨군대. 그래서 낙엽이 지는거고...
생존을 위해서는 전부 어쩔 수 없는 일이야...
 
: 이후 정요한은 입을 다물고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생존을 위해선, 무엇이든.
꼭 당신의 상황과 딱 떨어지는 문장이네요.
그 의미심장한 말은 괜히 꿈자리를 사납게 만든 것 같습니다.
 
.
 
: 와장창!
다음 날. 유리가 산산조각이 나는 쨍한 소리에 잠에서 깹니다.
고개를 들면 창밖은 해가 반쯤 고개를 뜬 이른 아침, 나뭇잎이 너울너울 떨어지고 있습니다.
소리의 근원지는 [큰 주인님의 방]인 것 같습니다.
어제 방문을 열지 못했으니, [정원]에서 창을 통해 살필 수 있습니다.
 
박윤석:(소리의 근원인 큰 주인님 방을 바라보다, 정원으로 걸음을 옮겨 살펴본다)
 
: 정원을 빙 둘러 걸으면 큰 주인님의 방에 난 창이 보입니다.
아니, 이젠 창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히 박살 난 유리 조각이 정원 아래 한가득 깔려있습니다.
비릿한 철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박윤석: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큰 주인님의 방은…
바닥, 벽, 천장.
모든 곳이 피 칠갑이 되어 엉망입니다.
토기가 올라오는 검붉은 흔적, 방 한가운데에는 정체 모를 까만 덩어리가 있습니다.
 
박윤석: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2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감소.
 
박윤석:저, 저게 뭐지...????
 
: 밤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비현실적인 상황에 한동안 멍해집니다.
혐오스러운 광경에 본능적으로 주춤거릴 때면
눈 앞이 어두워집니다.
 
정요한:이런 건 보는 거 아니야.
 
: 당연하게도 상대는 당신이 모시는 도련님입니다.
 
정요한:좋은 아침, 이라고 인사할려고 했는데...
(당신의 눈을 여전히 가린 채 정원에서 벗어난다.)
이 저택에 산짐승이 자주 들이닥친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사실이었나봐.
전서구 날려서 사냥군이랑 방을 치울 하인들을 부를테니까 넌 신경쓰지마.
 
박윤석:이 이걸 어떻게 신경 안 써요
제가 할게요
근데 너무...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당신을 쭈뼛거리며 보다가 만다)
아니에요
밥 드셨나요..?
 
정요한:(네가 한다는 말에 한마디 할 생각에 입을 열었다가 다문다.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아니.
 
: 정말 타이밍이 좋게도.
별장의 괘종시계가 정각을 알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큰 주인님의 방은 오후에 도착할 다른 하인이 치운다고 하였으니...
우선 도련님의 일과를 챙깁시다.
 
정요한:착하네. (다친 손을 들어 올렸다가 멈칫하고 손등으로 네 머리를 쓰다듬는다.)
준비해. 난 식당에 가있을게.
 
: 이런 끔찍한 광경을 보고도 연약한 도련님은 태연히 반응합니다.
그는 정원에서 당신을 데리고 나와 잠시 달래곤(?)
평소처럼 하루를 보낼 것을 종용합니다.
하지만
산짐승 하나가 날뛰었다고 방 전체가 붉게 물들 수가 있나요?
무언가 이상합니다.
 
: 어긋나고, 틀리고, 상식과 현실 사이 틈이 생기고….
.....일단 부엌으로 향합니다.
 
[ 부엌 ]
 
: 오늘은 무슨 요리를 하나요?
 
박윤석:(고기를 뺀 샐러드와 반숙란, 그리고 빵에 버터를 발라 굽는다)
 
박윤석:
요리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 제 주인인 도련님이 신경쓰지 말라는 말을 해도..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시선은 요리에 머물러 있지만, 머릿속은 큰 주인님의 방에서 본 풍경으로 뒤덮혀 집중이 흐려집니다.
그 찰나의 기억이 요리를 망쳐버립니다.
반숙란에 소금을 쳤는지 설탕을 쳤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무언가 더해야 한다는 생각에 소금을 서둘러 집어들지만, 적당히 간을 맞췄던 것을 깜빡 잊고 과하게 넣고 맙니다.
 
: 그때. 조미료통 사이 [종이 뭉치]를 발견합니다.
 
박윤석:어... (의문도 잠시 손을 뻗어 종이 뭉치를 확인한다)
 
: 수많은 레시피가 적힌 종이 뭉치입니다.
스튜, 블랙푸딩, 하기스, 타르트…
종이를 넘기다 보면 유독 자유분방한 필체의 페이지가 눈에 띕니다.
다만 알아보기가 어려워 모국어임에도 해석하듯 글을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박윤석:
언어(모국어)
기준치: 80/40/16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에린스에게. 큰 주인님 방 열쇠에는 네잎클로버가 새겨져 있단다. 멍청하게 하나씩 맞추지 말고 외우렴.
 
박윤석:어, 이거... (열쇠뭉치가 생각났는지 꺼내서 열쇠뭉치를 확인해본다)
 
: 열쇠 뭉치에서 열쇠를 하나 하나 살펴보면 정말로 네잎클로버가 그려진 열쇠 하나가 있습니다.
이게 큰 주인님의 방 열쇠인가 봅니다.
그때. 멀리서 작게 목소리가 들립니다.
- 아직 멀었어? 얼마나 많은 요리를 하는거야?
당신을 기다리고 있나봅니다.
 
박윤석:아 네 지금 가요!!
(다급하게 열쇠를 주머니에 넣고서 요리를 들고 식탁에 간다)
 
정요한:(포크를 들어 샐러드 야채를 찍어 입에 넣는다.)
있잖아, 혹시 어제 내 방에서 짐 꺼내봤어?
찾는 게 있는데... 없어졌어.
 
박윤석:어떤게 없어지셨는데요?
(잘 먹는 도련님을 보며 뿌듯해 하다 묻는다)
 
정요한:........ (포크로 반숙란을 콕 찍어 노른자를 터트리다가 나즈막히) 입에 물면 하얀 연기가 나오는 거.
 
박윤석:
(잠시 고민하다)
도련님 술 담배를 조금 끊어보시는 건 어때요?
 
정요한:지금도 충분히 조금 하고 있는데...
몰래 숨겨왔는데 그걸 또 언제 발견한건지.
달라고 하면 줘?
 
박윤석:안돼요
가위바위보 해서 옷 벗으래도 안돼요
(단호하다)
 
정요한:알았어, 알았어.
이번 휴가는 건강하게 지낼 것 같네. (반숙란을 입에 넣는다.)
읍!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2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손을 들어 입을 틀어막는다.)
(쨍그랑 포크를 식탁 위에 떨군다.)
 
정요한:...무,...물,.. 물!!
 
박윤석:어어, 네 잠시만요..!
(다급히 물을 따라와 도련님께 건넨다)
 
정요한:
건강
기준치: 30/15/6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 정요한은 잔이 보이자 마자 바로 낚아채 물을 급하게 들이킵니다.
입가에 잔을 바짝 대고 벌컥 마시기 시작하는데... 물이 목구멍을 타고 제대로 넘어가지 못합니다.
 
정요한:컥켁콜록콜록켁켁크어어ㅓ어억켁꿇헉쓰읍쓰읍콜록콜록
(허리를 굽히며 손으로 가슴을 두드린다. 눈가에는 눈물이 맺히고 얼굴은 금세 붉어진다.)
 
박윤석:도련님, 도련님 괜찮으세요? 아 어떡해
ㅈ,제가 빨리 의사 불러올게요
죄송해요 제가 뭘 잘못 넣었나봐요 (무너진 표정이다. 화들짝 놀라선 안절부절 도련님의 안위를 살피기 바쁘다)
 
정요한:(한참을 기침을 하다 점차 잦아들고 나서야 숨을 고르기 시작한다. 한 손으로 목을 감싸 쥐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다.)
큽, 큭.. 돼... 됐다니까....
(의자에 등을 기대고 머리를 뒤로 살짝 젖힌다.) 하아....
이제 그만 먹을래.
치워.
 
박윤석:네, 네 죄송해요...
(빠르게 음식을 치우며 식탁을 정리한다)
(그리고는 후다닥 도련님에게 다가가며 안절부절..)
업어드릴까요...?
 
: 별장으로 출발할 때부터 느낀 바인데
작은 주인님께선 평소보다 몸 상태가 더 나빠 보입니다.
아무리 연약한 도련님이라고 해도 물을 급하게 마신다고 사레에 걸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정요한:(눈을 날카롭게 떠 너를 보다가... 풀고 한숨을 푹 내쉰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인다.)
어. 오늘 하루는 방에서 책 읽으면서 쉴테니까...
서재로 가자.
 
박윤석:네 (고개를 끄덕이고 도련님을 업고서 서재로 향한다)
 
정요한:(네 등에 매달려 등에 머리를 대고 눈을 감는다.) .... 넌 내가 종 울릴 때마다 간간이 와.
 
: 즉, 오늘도 특별히 해야 할 일은 없단 소리입니다.
 
정요한:대답. (콜록, 작게 기침하며)
 
박윤석:네 알겠어요 종 소리 나면 바로 달려올게요 (격하게 고개를 끄덕여보인다)
 
[ 서재 ]
 
: 고서 특유의 바닐라 향이 한껏 찬 서재는 간소하지만 책장에 빈틈없이 책이 채워져 있습니다.
정요한은 당신의 등에서 내려 사다리를 끌고 와 읽을 책들을 고르기 시작합니다.
그 옆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노라면….
당신은 책장의 책이 어딘가 부자연스럽게 정리되어 있단 사실을 알게 됩니다.
특히 책장의 첫 시작 지점이요
크기가 제각각입니다.
 
Robin Arrow
 
A Midsummer Night's Dream
 
As You Like It
 
Until
 
Yellow Room,
 
Nightingale
 
Without Love
 
: ....
 
박윤석: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책의 첫 글자
R, A, A, U, Y, N, W
조합을 해보니 run away가 됩니다.
청소를 맡았던 하인이 이런 불쾌한 장난질을 한 걸까요?
꺼림칙합니다.
다시 살피니, 책장의 끝 지점은 책등이 모두 붉은색입니다.
 
: 표지가 붉은 책들은 하나같이 제목이 없습니다.
 
박윤석:(잠시 고민하다 도련님을 살펴보고는 붉은 책 하나 골라 살핀다)
 
: 책을 꺼내는 순간
그 빈틈 사이로 형형하게 빛나는 푸른색과 황금색의 눈과 시선이 마주칩니다.
 
정요한:.......
 
: 시간이 멈춘 듯 짧은 대치가 이어집니다.
 
정요한:윤석아. 이 서재는 이전 가주들이 남긴 기록들이 많아 함부로 건드리면 안 돼.
 
: 읽을 책을 전부 고른 것인지 정요한은 책장 너머에서 걸어나 옵니다.
그는 가벼운 핀잔과 함께 당신이 살피려던 책을 제자리에 꽂아 넣습니다.
 
박윤석:...네 도련님 (잠시 섬짓함에 움찔하다 웃는 얼굴로 돌아온다)
 
박윤석:
심리학
기준치: 70/35/14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 내내 도련님이 나를 감시했다.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설마…
당신이 큰 주인님께 사주받은 것을 알아차린 건 아니겠지요?
 
정요한:책 다 골랐어.
(책 세 권을 들고 네 앞에 선다. 그리고 빨리 뒤 돌라는 듯 눈짓한다.)
 
박윤석:네 알겠어요 (갸웃 하다가 고개를 끄덕이고서 뒤돌아선다)
 
정요한:업어준다며.
(네 등에 올라탄다.) 가자아~
 
: 정요한은 방으로 돌아갑니다.
그가 침대에 앉아 책을 펼치면, 당신은 자유시간입니다.
 
박윤석:저,,, 도련님 이제 전 나가볼게요
필요하시면 꼭 불러주시기에요
(활짝 웃으며 도련님께 인사한다)
 
정요한:(대충 고개를 끄덕이다가.... 네 웃음에 저도 살짝 웃어보인다.) 나가봐.
 
: [큰 주인님]의 방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박윤석:(도련님 방에서 나와 조심스레 큰 주인님 방으로 간다)
(열쇠를 꺼내어, 문에 맞춰본다)
 
[큰 주인님의 방]
 
: 끼익, 오래된 목재 문을 열자 아침에 맡았던 비릿한 혈 향이 코를 괴롭힙니다.
창틈 사이로 보았던 끔찍한 광경 그대로입니다.
덕지덕지 피가 엉겨 붙은 천장, 벽지, 바닥….
도련님은 산짐승의 짓이라고 하였지만
당신은 서너 초도 지나지 않아 알아차립니다.
이건 필시 인위적인 참상이라고.
 
: 아래에서부터 위로 시선을 옮기면…
카펫에는 [검붉은 덩어리]
 
박윤석:......
 
: 피가 스며든 고풍스러운 마호가니 탁자 위로 [깃펜]과 [종이 더미]가 무질서하게 흐트러져 있습니다. '
벽지 사방으로 붙여진 [초상화]는 이전 가주의 얼굴들이나 피로 훼손되어 원형을 알아보기 힘듭니다.
 
박윤석:(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겨 검붉은 덩어리를 확인한다)
 
: [검붉은 덩어리]를 살펴봅니다.
구역질이 치미는 핏덩이로, 당신의 허리께 높이의 작은 산짐승'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더 자세히 살펴보나요?
 
박윤석:(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본다)
 
: 올려오려는 구역질을 참고 가까이 다가가 살펴봅니다.
 
이성 1 감소.
 
: 몸통 어딘가에서 떨어져 나온 살점들이 보입니다.
또한 단순히 베여서 흘러나온 피가 아닌
한 부분, 그러니까 가장 깊숙한 곳에서 터져나온 듯한 성처가 보입니다.
이건, 화살촉에 꿰뚫린 상처로 보입니다.
더 이상 검붉은 덩어리에서 볼 것은 없어보입니다.
 
박윤석:(인상을 찌푸린 채 주위를 둘러보다 깃펜과 종이더미를 확인해본다)
 
박윤석: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55
판정결과: 실패
 
: [깃펜]
값비싸 보이는 고상한 깃펜입니다.
피가 군데군데 묻어 시선을 오래 두고 싶지 않습니다.
[종이 더미]
어린아이가 마구잡이로 휘갈겨 쓴 듯한 낙서들이 한가득한 종이 더미입니다
 
박윤석:음...
 
: 바랜 종이를 하나씩 넘겨보면 오른쪽 아래 끝에 '실패'란 글씨가 드문드문 적혀있습니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초상화]로 향합니다.
역대 가주들의 초상화가 한쪽 벽면 가득 걸려 있습니다.
아름답고 기품있는 액자와 유화 그림은 피로 훼손되어 원형을 알아보기 힘듭니다.
 
박윤석: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 낯선 얼굴들이 많습니다.
당신의 작은 주인님도 이 벽지에 얼굴이 걸리겠지요.
체감상 긴 시간 동안 방을 살폈습니다.
정요한은 여전히 독서 중인 걸까요?
이어… 똑똑,
누군가가 문을 두드립니다.
 
: 밝은 머리칼의 하인이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줄리: 어머, 윤석씨!
이 무시무시한 곳에서 뭘 하고 있던 거에요?
 
: 당신도 익히 알고 있는 저택 내 하인입니다.
 
박윤석:아... 제가 치울 수 있나 싶어서...
 
줄리: 다른 하인이 청소하겠단 얘기를 분명 전달해 줬을 텐데!
이리 나와요. 피 냄새는 오래간답니다. 이 저주받은 방에서 어서 나와요!
 
박윤석:저주받은 방이요...?
 
줄리: 몰랐어요?
이 별장은 작은 주인님들이 방문할 때마다 이런 기괴한 일들이 일어나잖아요.
산짐승 사체가 발견된다거나, 하인들이 실종된다거나…
 
박윤석:그게 무슨... 우연이겠죠
누가 나쁜짓을 꾸몄거나요...
 
줄리: 글쎄요? (어깨 으쓱) 사실 저도 크게 믿지는 않아요.
전부 저랑 윤석씨가 태어나기 전의 일들이라 자세히도 모르고요.
그리고... 지금 작은 주인님 성격이 예민해도... 잘생겼잖아요~! 호호호호
충분히 복지에요. 복지!
 
박윤석:주인님 안 예민해요..
잘생겼...긴했죠
이만 나가볼게요...
 
줄리: 그래요. 여긴 제가 청소해둘게요.
 
: 줄리에게 인사를 하고 나가려던 찰나. 당신을 붙잡습니다.
 
줄리: 참!
 
박윤석:네?
 
줄리: 윤석씨, 에린스님과 아는 사이였나요?
희 저택에서 아주 오래 일하시고, 지금은 남부 성에 홀로 지내시는 분인데…
 
박윤석:에린스... 님이요?
왜요?
 
줄리: 하여튼 당신에게 꼭 편지를 전해달라고 하셔서요.
 
: 에린스?
곰곰히 잘 생각해보면... 지금의 큰 주인님과 함께 별장을 방문했던 하인인 것을 떠오릅니다.
그러나 일면식 하나 없는 사람입니다.
당신을 어떻게 알고 편지를 남긴 걸까요?
정갈하게 포장된 편지 봉투 속, 짤막하게 적힌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박윤석:어...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 마지막 문장은 아주 급히 휘갈겨 쓴 티가 납니다.
 
박윤석:저 진짜 나가볼게요......
 
줄리: 어떤 사연이 있는 건진 모르겠지만... 에린스님께서 편지를 확인한 후 반드시 불태우라고 하셨어요. (작게 속삭인다.)
 
: 대화를 끝낸 후 줄리는 부지런히 큰 주인님의 방을 청소하기 시작합니다.
복도는 여전히 고요합니다.
괴물, 별장, 호수… 살고 싶다면?
꺼림칙한 구토감이 몸집을 키우고
형태 없는 불안이 스멀스멀 차오릅니다.
이 모든 게 큰 주인님이 벌인 일일까요?
 
: 어서. 어서 빨리.
정요한을 처리하라는 무언의 압박처럼 느껴집니다.
 
박윤석:.....
(걸음을 옮겨 호수로 나가본다)
(편지 내용이 매우 신경쓰인 탓이다)
 
: 호수로 나가보려고 하면
 
딸랑
 
: 맑고 고운 종소리가 울립니다.
 
박윤석:아.....
 
: 당신의 주인, 도련님이 당신을 부르는 소리입니다.
 
박윤석:(정신차리고서 편지를 구기듯 주머니에 넣고 빠르게 도련님께로 향한다)
 
: 정요한의 방으로 가면
그는 침대에 누워 반쯤 감긴 눈을 하고 책을 탁자에 내려둡니다.
 
정요한:....컨디션이 안 좋아.
저녁 식사 시간이 되면 깨워줘.
그리고 지금은... 자장가를 불러주거나 책 읽어줘.
 
박윤석:네 좋아요
 
: 정요한은 전날보다 더 창백한 낯을 하고 있습니다.
 
박윤석:노래는 못 부르니까...
책 읽...어드릴게요
(도련님의 뺨을 살짝 쓸어본다)
추우신 거 아니죠?
 
정요한:(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 그의 뺨은 식은 찻잔처럼 딱딱하게 굳은 살결이 시립니다.
 
정요한:내가 잘 동안은... 네 자유시간이니까 맘껏 돌아다녀봐.
 
박윤석:네 알겠어요
어떤 책 읽어드릴까요?
 
정요한:.....그냥, 아무거나. 네가 좋아하는 책.
(숨을 크게 들이 키고 내쉬며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한다.)
 
박윤석:음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이내 소설집 하나를 꺼내와서는 자기 편한 어투로 한 문장 한 문장 읽기 시작한다)
 
정요한:(옆에서 들려오는 책 읽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네 목소리는 언제나 들어도 차분해서. 편안해진다. 한 번, 두 번, 천천히 깜빡이는 눈꺼풀은 완전히 감긴다. 호흡은 점점 깊어지고 어깨는 긴장이 풀어져 느슨해진다. 네 목소리에 안도하며 잠에 빠져든다.)
 
: 그는 잠에 듭니다.
에린스의 편지, 곳곳의 핏자국
호수, 호수, 아름다운 게넷 호수...
당신은 생존을 위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세상 모르게 잠이 든 나의 도련님. 그를 어떻게 해야할지도.
해는 여전히 높이 떠 있어 저녁 식사 시간까지 어느 정도 여유가 있습니다.
 
박윤석:(도련님이 잠에 든 걸 보고서 조심스럽게 방문을 나선다)
(그리고는 살짝 빠른걸음으로, 호수로 향한다)
 
: 정요한이 잠들어 있는 사이
호수로 이어지는 숲길을 걷습니다.
 
.
 
: 낮의 숲길은 평화롭습니다.
간간이 울어대는 산새와 바스락거리는 낙엽이
듣기 좋은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이어집니다.
울긋불긋하게 물든 길은 썩 좋지 않은 광경을 떠올리게 하지만요.
에린스는 가장 큰 침엽수 아래에 무언가가 있다고 적어두었지요.
호수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 바스락, 바스락.
두 걸음 소리가 겹칩니다.
 
박윤석:...?
(걷다 멈추고 뒤돌아본다)
 
: 뒤를 돌아보면 우거진 나무들만 보입니다.
 
박윤석:도련님?
 
: 솨아아. 바람이 불어 낙엽들이 부딪히는 소리만 들립니다.
다시 발걸음을 옮기면
바스락, 바스락
산짐승이라기에는, 당신의 보폭을 흉내 내고 있습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천천히
 
: 점점 더 가까이.
아, 지금 당신은 누군가에게 추격당하고 있습니다.
 
박윤석:.... (걸음을 빨리하다 달리기 시작한다)
 
박윤석: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 낯선 이의 인기척이 바짝 가까워집니다.
달린다면 상대도 따라 달립니다.
 
박윤석:
SAN Roll
기준치: 38/19/7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1d2 굴려주세요.
 
박윤석:
rolling 1d2
 
(
2
 
)
 
 
=
2
 
이성 2 감소
 
: 마치 사냥감이 된 것 같습니다.
좁은 숲길이 아닌 탁 트인 호수로 가면 상황이 좀 더 나아질까요?
단풍나무 사이를 급히 가로지르자 풍경이 휙휙 바뀝니다.
나뭇가지에 걸린 것인지
소매가 북 찢어지는 소리가 선명합니다.
자꾸만 쫓아옵니다
 
: 쫓아옵니다
쫓아옵니다
이 별장과 숲은 사유지라 누구도 올 수 없을 텐데?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활짝 열린 길이 보이고
커다란 침엽수가 눈에 들어올 때쯤…
 
휘익, 푹!
 
박윤석:
기준치: 68/34/13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화살이 탐사자의 머리칼을 스쳐 눈앞의 나무에 처박힙니다.
한 걸음
아니 반걸음만 더 왼쪽에 섰더라면
지금쯤 당신의 머리는….
 
박윤석:도련님?
도련님이세요?!
(헐떡이며 슬쩍 뒤돈다)
 
: 뒤를 돌아봐요, 박윤석, 당신을 겨냥한 사냥꾼은 우뚝 멈춰있습니다.
아주 익숙한 얼굴을 하고서요.
....박윤석?
 
박윤석:......
도련님...
 
: 분명 곤히 잠들었던 정요한이 활을 붙잡고 서 있습니다.
그는 놀란 듯 당신에게 다가와 상태를 살핍니다.
 
정요한:잠깐, 맞았어?
안 맞았지?
 
박윤석:...안 맞았어요 괜찮아요...
(살짝 겁에 질린 표정이다)
 
정요한:아... 미안. 산짐승이랑 착각해서 쏴버렸어.
 
박윤석:저 따라오신 거, 도련님 ...맞죠?
놀랐어요
 
정요한:미안하네... 난 너 인줄 몰랐지.
다친 곳이 없는 거 맞지? (손을 들어 네 턱을 잡고 얼굴을 이리저리 돌려본다.)
 
박윤석:네, 네..... (고개를 슬쩍 뺴고 도련님을 바라본다)
 
정요한:왜?
일단 저택으로 돌아가자.
어머니한테 편지가 왔는데 위험하다고 숲에 들어가지 말라고 하시네.
 
: 작은 주인님은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박윤석:네... 가요 (도련님의 손을 덥썩 잡고 걷는다)
 
박윤석:
심리학
기준치: 70/35/14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 도련님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야, 지금까지 단 한번도.
도련님의 어머니는 도련님에게 걱정의 편지를 보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에린스가 편지에 써둔 것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의 말대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뺨을 스치는 바람
 
: 섬찟한 소리와 함께 단풍나무에 꽂히던 화살
활을 들고 분명히 당신을 겨냥하던 정요한.
오소소 소름이 돋습니다. 그때 정요한의 표정은 어땠나요?
그는 분명…
무덤덤하게 목표물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
 
: 두 사람은 함께 저택으로 돌아오고
어제처럼 간단한 식사를 한 후 일과를 마칩니다.
그 사이에 큰 주인님의 방은 말끔하게 치워져 고상하고 화려한 가주의 방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줄리 역시 떠나고, 다시 저택에는 당신과 정요한 단 둘 뿐입니다.
사용인 방에서 낮에 있던 일을 곱씹자 쉬이 잠이 오지 않습니다.
새벽녘 동틀 무렵까지도요.
 
: 한참을 뒤척이면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립니다.
똑똑
지금 당신을 찾아올 사람이라곤…
호수에 빠져야 할 가련한 작은 주인님이 전부죠.
 
정요한:..... 잠이 안 와.
 
박윤석:(망설이다가, 문 근처로 천천히 다가선다)
..어디 안 좋은 곳이라도 있으신가요?
 
정요한:몸은 원래도 안 좋았잖아. 지금은 그냥, 눈을 감아도 잠이 안오네.
잠깐 시간 좀 같이 보내자.
졸릴 때 올라가서 잘게.
 
: 그 역시 불면에 시달리기라도 한 건지 퀭한 낯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길 권합니다.
 
박윤석:..... (문을 열고서 도련님이 들어오기 편하도록 비켜선다
들어오세요, 지저분하지만
제가 도련님 방으로 가도 되는데..
 
정요한:네가 자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혹시나 해서 온거지.
넌 왜 안 자고 있었어?
 
박윤석:저도 사실 잠이 안 와서요
누워있는데도 눈이 말똥말똥하네요 (헤헤 웃으며 도련님을 바라본다)
 
정요한:(방에 들어가 의자를 꺼내 앉는다.) 너... 아버지, 그러니까 큰 주인님 방에 들어가봤어?
 
박윤석:아, 네 제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나 해서
잠깐 들어가봤어요
 
정요한:(네 대답을 듣고 슬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신경쓰지 말라고 했는데 기어코 들어갔구나 너.
말 진짜 안 듣네.....
거짓말 안하고 솔직하게 말했으니까 봐줄게.
그럼 거기에 있는 초상화들도 봤겠어.
 
박윤석:(고개를 끄덕이고)
다 봤어요
피가 엄청 많았었는데
그러다가 치워주시는 분 오셔서 쫓겨났지만...
 
정요한:피? 아, 그랬지 참.
그 초상화에... (잠시 고개를 뒤로 젖혀 천장을 보며 입 열기를 머뭇거린다.)
 
박윤석:네?
초상화에 왜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도련님을 본다)
 
정요한:포커 한 판 할까?
나 이기면 얘기해줄게.
아니면 전에 너가 챙겨간 소원권. 그거 써도 괜찮고.
 
박윤석:어...
포커 해요
포커 지면 소원권 써야지 (히히 웃는다) 소원권 아낄거예요
 
정요한:그럼 그렇게 해.
 
(To GM): 원페어
 
정요한:(카드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턱을 괸다.) 별장에서 지내는 건 어때? 괜찮아?
 
박윤석:네 별장에서 지내는 거 좋아요
넓고
공기도 좋아요
 
정요한:그럼 다행이고. 난 좀... 별로인 것 같아.
카드 포기 안 할거야?
 
박윤석:왜 별로에요?
포기 안 해요
 
정요한:응. 별로야. 포기할래.
(원페어 카드를 내밀고는 머쓱한 웃음을 그린다.)
 
박윤석:(원페어 카드를 보여준다)
무슨 일 있으신 거 아니죠?
 
: 박윤석 1점. 정요한 0점.
 
정요한:이 곳이 너무 반대로 조용해서 그런가봐.
쓸데없는 잡 생각들이 자꾸 생각나네.
 
(To GM): 노페어
 
정요한:(카드의 패를 보고 널 바라본다.)
 
박윤석:무슨 생각 하시는데요? 제가 들어드릴게요
 
정요한:걸래?
 
박윤석:포기할거예요
(머쓱하게 웃는다)
 
: 박윤석 1점. 정요한 1점.
 
정요한:노페어라서 포기한거야?
 
박윤석:원페어라서 포기했어요
 
정요한:난 노페어였는데.
네가 1점을 내게 줬네.
무슨 생각을 하냐면...
과연 내 몸은 건강해질까? 라는 생각.
 
박윤석:건강해질거예요
약 잘 드시구 의사 선생님 말씀 잘 들으시면
나을 거예요
정말요!!
저 매일 밤마다 기도하고 자요
우리 도련님 건강하게 해주세요 하구
 
정요한:진짜?
 
(To GM): 원페어
 
정요한:이거 감동인데.
왜 기도해? 내가 죽으면 편한 건 너일텐데.
 
박윤석:무슨 그런 소릴 하세요 아니에요
빨리 철회해요
그런 말 하는 거 아녜요
 
정요한:(어깨 으쓱이면서 확인한 카드를 앞에 내려놓는다.) 포기 안할래.
 
박윤석:저두 포기 안 해요
근데 진짜 철회해요 저 도련님 없으면 안돼요
계속 모셨는데... 그런말만하시구
나쁘다!
 
정요한:네가 내 옆에 너무 오래 있긴 했지.
난 솔직히 내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이유는 네가 옆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해.
(원페어 카드를 네게 보여준다.)
 
박윤석:(원페어 카드를 보여준다)
그러니까요
제가 계속 있어야죠
전 계속 도련님 옆에 있을 거니까
진짜 그런 생각 마시구요
그럴 시간에 내일 뭐하지 하는 생각만 해요
 
정요한:그런 생각은 안 해 봤어? 우린 너무 서로가 붙어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
내일 할 일은 눈이 떠지면 생각하는 편이라서.
 
(To GM): 투페어
 
정요한:이번 포커는 좀 치열하네.
(카드를 내려놓으며 슬 웃는다.) 소원권 나도 가지고 싶은데.
 
박윤석:그러게요... 전엔 정말 잘 나왔는데
도련님은 저랑 떨어지고 싶으세요?
(카드를 확인하고서 내려둔다)
 
정요한:음? 아니.
너가 없으면 누가 내 복숭아 씨 발라줘
누가 내 목욕 시중을 들어주겠어
너가 없으면 제일 불편한 사람은 나란다.
카드. 포기 안 할게
 
박윤석:저도 포기 안 해요!
다행이네요 저도 도련님 시중드는 거 말고 잘하는 거 없으니까
도련님이 저 옆에 계속 둬주셔야 해요
 
정요한:..... 그래, 노력하마. (투페어 카드를 네게 보여준다.)
 
박윤석:
안돼...
(원페어 카드를 보여준다)
저 오늘 운이 안 좋나봐요..
초상화 궁금한데...
 
: 박윤석 0점. 정요한 3점.
 
정요한:그렇게 궁금해?
그럼 이렇게 하자.
마지막 한 판으로 제일 카드가 높게 나온 사람이 이기는 걸로
지금까지 모은 점수는 무효로 치고.
 
박윤석:(고개를 격하게 끄덕인다)
좋아요 완전 좋아요
 
정요한:그래 그럼 마지막에 모든 운을 맡겨보자.
 
박윤석:(카드를 확인하고서 도련님을 바라본다)
어떻게 나오셨어요?
 
정요한:
(카드를 확인하고 피식 웃음을 터트린다.)
뭐가 나왔을 것 같아?
 
박윤석:어.... 좋은 거 나오셨나보다...
 
정요한:너 먼저 말해봐.
 
박윤석:저는 (머뭇거리다가 활짝웃고)
풀하우스 나왔어요!
 
정요한:정말?
 
박윤석:네! (자신있게 카드를 보여준다)
 
정요한:넌 내 사용인이 아니라 도박장에 갔었더라면
꽤 큰 돈을 모았을거야.
 
(To GM): 스트레이트 플러시
 
정요한: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이긴 것 같네.
(스트레이트 플러시를 보여준다.)
 
박윤석:어...
(금방 시무룩해지는 낯이다)
 
정요한:하하하! 하아.... (깔깔 소리내어 웃다가 힘이 빠져 숨을 푹 내쉰다.)
네 말대로 기도를 하니까 신께서 내게 제일 높은 카드를 줬네.
그럼 난 이제 방에 가볼게.
즐거웠어.
 
박윤석:아,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모셔다 드릴까요?
(문 앞까지 졸졸 따라간다)
 
정요한:(문 손잡이를 잡고는 고개를 내저어) 됐어. 너도 자야지.
정신 못 차려 네가 내일 내 아침 스프에 소금을 왕창 뿌리는 일은 사양이야.
 
박윤석:그땐 죄송해요...
저 요리 연습 많이해서 이제 그런 일 없을거예요
 
: 방을 나서던 정요한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더니
 
정요한:.....
그 초상화는 역대 가주들의 초상화야.
하지만 네가 기억하고 있는 가주의 수보다 초상화의 개수가 배로 많아.
왜일까?
그건 우리 가문이 대대로 이른 나이에 죽기 때문이야.
 
박윤석:...
 
: 방문은 닫히고
정요한은 위층으로 올라갑니다.
어느새 창밖으론…
새빨간 해가 느릿하게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불길한 저택에도 아침 햇살은 떨어집니다.
 
.
 
: 선잠이 든 당신은 몽롱한 기운에 겨우 정신을 차립니다.
온몸이 찌뿌둥하고, 속이 좋지 않습니다.
악몽을 꾼 것 같기도 하고요.
창밖은 이른 아침입니다.
폐부를 채우는 아침 공기는 상쾌하고 시립니다.
간단히 별장 청소를 마치면 당신은 도련님의 아침 식사 준비를 위해 주방으로 이동합니다.
 
: 어제부터 정요한은 입맛이 없어 보였으니, 오늘은 먹기 쉬운 수프라도 끓여볼까요.
그나저나…
 
박윤석:(살짝 하품을 하고서 수프 재료를 찾는다)
호수는 언제 가보지... (혼잣말을 하며)
 
: 어제 쓴 소금이 마지막이었는지 여분의 봉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식자재 창고]로 가야겠습니다.
 
박윤석:(식자재 창고로 걸음을 옮겨 문을 활짝 연다)
 
[ 식자재 창고 ]
 
: 주방에서 이어진 지하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좁은 창고가 보입니다.
창 하나 없어 어둡고 습한 공간입니다.
차곡차곡 쌓인 상자에는 잉크로 식자재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소금은 탑처럼 쌓인 상자의 가장 꼭대기에 있습니다.
배려 없는 배치군요.
 
박윤석:
크기
기준치: 60/30/12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 상자를 들자 와르르!
제대로 밀봉되지 않은 소금이 머리 위로 후드득 떨어집니다.
…짜요
강제 해감입니다.
 
박윤석:으아 진짜 대박
언제 다 치우냐,,, 여기 둔 사람 저주할거야...
 
: 당신은 소금과 뭔가 나쁜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때 소금 사이로 무언가가 보입니다.
 
박윤석:...?
(손을 뻗어 확인해본다)
 
: 편지 한 장입니다.
편지? 이런 곳에 편지라뇨?
 
박윤석:(의문 가득한 얼굴로 묻은 소금을 툭툭 털어내며 이리저리 둘러보다 내용을 확인해본다)
 
:편지와 함께 동봉된 건 별장 지도입니다.
사용인 방 아래 숨겨진 [지하실]에 관한 정보를 얻습니다.
지하실은 숨겨진 별장 [뒷문]과 이어집니다.
 
박윤석:... (이상한 기분을 떨치지 못 한채로 편지를 주머니에 넣어 별장 뒷문 쪽으로 향한다)
 
: 다른 상자들은 살펴보지 않나요?
 
박윤석:(살펴본당)
 
박윤석:
기준치: 68/34/13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연극의 한 장면처럼 당신이 편지를 모두 읽은 후
숲속 까마귀가 울어댑니다.
당신은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전의 작은 주인님
그러니까 지금의 큰 주인님과 함께 별장에 남았던 하인은 죽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당신마저도...
 
박윤석:
SAN Roll
기준치: 36/18/7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1d2 굴려주세요
 
박윤석:
rolling 1d2
 
(
1
 
)
 
 
=
1
 
이성 1 감소
 
: 그렇다면 큰 주인님께서 당신에게 사주한 일은요?
애초에 하인이 죽은 이유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연극이라면 필시 주인공은 당신일 겁니다.
종류는 인형극이나 촌극
어딘가 잘 짜인 판 위 온몸이 사건에 얽혀든 건 가련한
당신
 
: 별장 뒷문 쪽으로 향하나요?
 
박윤석:(무표정해졌다,,)
(천천히 별장 뒷문으로 향한다)
 
: 그러나 잘 들어보세요.
 
딸랑
 
: 청명한 종소리
작은 주인님이 당신을 부르고 있습니다.
 
박윤석:아,
(잠시 고민하다 입술을 꾹 물고서 그대로 별장 뒷문으로 걸음을 옮긴다)
 
: [뒷문]으로 가기 위해 있다던 [지하실], 사용인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동시에 다시 한 번 더
 
딸랑, 딸랑.
 
: 청명한 종소리가 저택 안에 울려 펴집니다.
 
박윤석:(한 번 멈칫, 그러나 눈을 질끈 감고서 지하실로 빠르게 달려간다)
 
: 진짜로요?
도망치려 한다면 정요한이 잠들었을 때 도망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지금은 괜한 오해를 살 것 같습니다.
 
박윤석:(입을 삐죽이다 결국 걸음을 돌려 종소리를 향해 달려간다)
 
: 정요한은 방이 아닌 접대실에 서 있습니다.
손으로 천천히 쓸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축음기네요.
 
정요한:늦었어.
뭐라고 한 마디 하고 싶지만...
지금은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잠깐 넘어가줄게.
 
: 그가 SP판 위로 바늘을 올리자 경쾌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박윤석:소금이 떨어져서 식자재 창고 다녀왔어요
그래서 종소리를 못 들었어요 죄송해요
(머쓱하게 웃는다)
필요한 거 있으세요?
 
: 전날보다 수척해 보이는 정요한이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
 
정요한:저택으로 돌아가면... 이리저리 초대받아 춤을 춰야 할 곳이 많을테니
별장에 있는 동안 춤 연습을 꼭 하라고 하시더군
하지만 춤 연습도 상대가 있을 때 할 수 있으니까
상대 좀 해.
 
박윤석:네...
근데 저도 춤 못 춰요
어떻게 하면 돼요?
(눈을 끔뻑이며 도련님을 바라본다)
 
정요한:(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지만 다시 쭉 내려간다. 평소보다 작은 목소리로 말 끝은 흐리멍덩하게 대답한다.) 그냥... 내 스텝에 맞춰 따라 움직이기만 하면 돼..
손, 잡아.
 
박윤석:네 도련님 (손을 내밀어 도련님의 손을 잡고는 긴장한 낯으로 침을 꿀꺽 삼킨다. 춤은 영 춰본 적이 없으니)
 
정요한:..긴장하긴. 아무도 보는 사람 없어. 여긴, 우리 둘 뿐이야.
(너를 당겨 가까이 다가선다. 네 다른 손은 제 어깨 위로 올리고 천천히 한 발을 내디디며 자연스럽게 리드한다. 손을 가볍게 들어 올려 움직임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시선을 마주친다.)
....... 궁금한거 있어?
 
박윤석:네?
아...
(춤에 집중하며 바닥을 보고 있다가, 들리는 이야기에 살짝 놀라 도련님을 마주본다)
어제 초상화요. 다들 일찍 돌아가셨다고 했는데...
큰 주인님은 어떻게 되신 거예요? (순수한 궁금인듯하다)
 
정요한:
정신
기준치: 20/10/4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 당신의 질문에 도련님은 말 없이 당신을 이끌 뿐입니다.
그의 손바닥에 붙여진 거즈의 감촉이 까슬합니다.
거즈? 당신이 분명 붕대로 감아주지 않았던가요?
 
박윤석:...도련님?
 
정요한:아-. 무슨 초상화?
아니, 맞아. 그래 초상화가 있었지.
우리 아버지는 나중에 건강해지셨나봐.
 
박윤석:아뇨 그거 말구요
도련님 혼자 붕대 다시 갈으신 거예요?
피가 났었나요?
(우뚝 서서는 걱정 서린 얼굴로 도련님을 본다)
 
정요한:
정신
기준치: 20/10/4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 당신이 우뚝 발걸음을 멈추려 하지만 강한 힘에 의해 멈출 수가 없습니다.
 
정요한:피라... 이제 그만 좀 내고 싶은데 말이야........
 
: 어딘가 고장 나거나, 이성이 온전치 못한 사람처럼
정요한과의 대화는 자꾸만 어긋납니다.
 
박윤석:도련님
쉬어요 이제
괜찮으신거죠? 네?
(걱정스런 얼굴을 하며 도련님이 이끄는대로 움직이다 손을 빼내려 한다)
 
정요한:
정신
기준치: 20/10/4
굴림: 23
판정결과: 실패
 
: 꽈악. 정요한이 당신을 손을 잡습니다.
빠져나가지 못하게. 아주 강하게.
 
정요한:연주는
끝나지 않았잖아.
 
: 발과 발이 땅을 딛고 몸이 흔들거립니다.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스텝은 맞지 않습니다.
창에 비친 두 사람은 잘못 엉킨 줄인형처럼 춤을 춥니다.
경쾌한 노래에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
SP판에는 오로지 한 곡만 실려 춤은 금세 끝나버립니다.
노래가 멈추고
 
: 숨을 헐떡이는 정요한은 바닥에 쓰러집니다.
 
정요한:허억, 윽. 하아....으윽!!
 
박윤석:어, 도련님 !!
(화들짝 놀라 쓰러진 도련님을 안아 얼굴을 확인한다)
도련님, 도련님 괜찮으세요?
아니에요 일단 제가, 아
의사 부를게요
일단 그...
 
박윤석:침, 침실로 옮겨드릴게요 잠깐만요
(도련님을 공주님 안기처럼 안아든다)
 
박윤석:
의료
기준치: 58/29/11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 여태 봐왔던 작은 주인님의 상태 중 가히 최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숨은 다 죽어가는 사람처럼 불안정하고
거즈가 붙여진 손에서는 다시금 피가 새고 있습니다.
이대로 두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를 방으로 데려갑니다.
 
정요한:조금, 허억... 하악, 만. 쉬면... 괜찮아... 질 거야...
 
: 침대에 그를 뉘면 그는 멍하니 당신을 바라봅니다.
 
정요한:.... 박윤석.
 
박윤석:ㄴ,네 도련님
어디가, 아니 필요한 거 있으시면 말해주세요
제가 다 가져올게요
괜찮으신거죠? 제발요...
 
: 그는 곧 테이블을 가리킵니다.
손 끝이 떨리고 있습니다.
 
정요한:...테이블 위에 내려둔 차가 있,어...
나 때문에 아침도 못 먹었을 텐데...
쿠키랑 같이 먹어.
난, 나는.... 좀 자야겠어...
 
박윤석:네 알겠어요, 얼른 푹 쉬세요
 
: 전보다는 한층 안정된 목소리입니다.
 
정요한:어제,처럼... 멋대로 나가지 말고.....
 
: 정요한은 잠에 청할 테니 당신도 푹 쉬길 권합니다.
 
박윤석:네?
아... 네 알겠어요
얼른 주무세요 불 꺼드릴게요
(도련님께 이불을 꼭꼭 덮어드리고서 모든 불을 끄고는 문에 선다)
 
: 이어 자그마한 숨소리가 일정해집니다.
 
박윤석:.....푹 주무세요,,
 
: 방안의 모든 불이 꺼집니다.
유일한 빛은 창문에서 퍼져나와 그가 가리킨 테이블을 비추고 있습니다.
은제 티스푼과 쿠키, 식은 차가 따라진 [찻잔]이 있습니다.
 
박윤석:......
(조심스레 티스푼을 들어 차에 넣고 살짝 저은 뒤 꺼내어 확인해본다)
 
: 그가 마시기 위해 우린 걸까요? 언제 우린 걸까요?
 
박윤석: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 연둣빛을 띠는 찻잔에는 꽃잎이 떠다니고 있습니다.
…썩어 문드러진 꽃잎이요.
혹시, 설마, 어쩌면.
끔찍하고 기분 나쁜 상상이 당신을 좀먹고 자랍니다.
티스푼으로 찻잔을 저어본다면
티스푼은 금세 검게 변합니다.
 
: 독입니다.
정요한이 기어코 당신에게 독을 먹이려 한 것입니다!
곧 꽃잎은 잿더미처럼 퍼져 형태를 잃습니다.
 
박윤석:......
(찻잔을 빤히 내려보다 도련님을 돌아보고는 한참을 서있는다)
(그리고는, 천천히 찻잔을 들어 방밖을 나선다)
 
: 뒤를 돌자
이불 사이 홀로 형형하게 빛나는 푸른색과 황금색의 눈과 시선이 마주칩니다.
그는 조용히 속살거립니다.
 
정요한:봤어?
 
박윤석:
SAN Roll
기준치: 35/17/7
굴림: 1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감소
 
.
 
: 오래된 별장 나무 바닥이 쿵, 쿵 진동합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릅니다.
뻣뻣하게 굳은 몸은 영문도 모르고 휘적입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당신은 자리에서 일어난 정요한을 피해 복도를 내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당신을 죽일 겁니다.
살인의 목적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생존
 
: 추론도 결국 생자의 것.
지금은 어서, 어서 도망쳐야 합니다.
 
박윤석:(헉헉 소릴내며 전속력으로 달리다 힐끔 뒤돌아본다)
(어디로 가야하지, 고민하며)
 
: 언뜻 보이는 창문과 창밖의 정문은 모두 굳게 잠겨있습니다.
그렇다면 출구는…
지도에서 본 사용인 방 아래 [지하실]이 떠오릅니다.
[뒷문]과 이어지는 공간이었죠.
 
박윤석:(조금 더 힘을 내어 뒷문으로 내달린다)
 
: 하지만 사용인 방에 도착한 당신.
한 가지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틀 동안 사용인 방에서 지내며
지하실로 이어지는 문이나 계단 따위를 전혀 본 적이 없습니다!
 
박윤석: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정신없이 방을 둘러봅니다.
그리고 눈에 띄는 것은 수상할 정도로 바닥에 널브러진 [책더미]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립니다.
 
박윤석, 방에 있어?
 
박윤석:(깜짝놀라 입을 틀어막고 문쪽을 바라본다. 식은땀이 맺히다 못해 줄줄 흐르고, 겁에 질려 구겨진 얼굴까지)
(숨죽이며 대답하지 못한다)
 
: 숨 소리를 죽이며 [책더미]를 살펴봅니다.
책더미를 파헤치자 사각형 홈과 손잡이가 보입니다.
 
박윤석: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밧줄로 된 손잡이를 끌면 지하로 이어지는 문이 쉽게 열립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인지
여유를 부리는 것인지.
정요한의 느릿한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어디에 갔을까아
 
: 그의 목소리 또한.
지하로 내려가나요?
 
박윤석:(최대한 소리를 죽이며 지하로 내려가본다)
 
: 지하는 컴컴하고 곰팡내가 진동하는 불길한 장소입니다.
천장을 내려치는 발걸음이 점점 더 가까워집니다.
저 먼 곳에서 흰빛이 쏟아집니다.
[뒷문]으로 이어지는 길이 분명합니다.
그곳으로 걸어갈수록 막힌 시야가 밝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빛을 따라 핏자국
 
: 아주 오래되어 까맣게 굳어버린 핏자국이 보입니다.
동그란 원을 그리며 떨어진 혈액은 밖을 향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누군가가 도망쳤던 길을 완벽히 답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말마저 같아서는 안 되지요.
바로 앞 [뒷문]이 있습니다.
 
: 다급히 [뒷문]을 여는 순간,
 
박윤석:
기준치: 68/34/13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 푹!
천장에서 내려온 화살이 당신 발치에 꽂힙니다.
맥없이 부서진 천장의 구멍 사이로
다시 목표물을 겨냥하는 정요한이 보입니다.
 
정요한:찾았다.
 
: 열기 탓에 쉬어버린 목소리로 정요한이 속삭입니다.
낡은 뒷문이 끼이익, 비명과도 같은 소리와 함께 열립니다.
도망가지 않을 이유 따윈 없습니다.
살고 싶다면 다시 달려요, 박윤석
 
박윤석:(굳었던 몸을 억지로 돌려 다시 달아난다)
(최대한 빠른 속도로...)
어디로 가야하지, 어디로 가 (큰 혼란을 겪으며 달리다 이내 목적지를 호수로 하며 달리기 시작했다)
(큰 침엽수 아래...)
 
: 낮의 숲길은 평화롭습니다.
간간이 울어대는 산새와 바스락거리는 낙엽이 듣기 좋은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이어집니다.
두 걸음 소리가 겹칩니다.
산짐승이라기에는, 당신의 보폭을 흉내 내고 있습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천천히, 점점 더 가까이.
 
: …
지금 당신은 정요한에게 추격당하고 있습니다.
 
박윤석: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 서둘러 걸음을 옮기면 정요한의 인기척이 서서히 멀어집니다.
당신은 그의 사냥감입니다.
단풍나무 사이를 급히 가로지르자 풍경이 휙휙 바뀝니다.
 
박윤석: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 푹!
달리는 당신을 겨냥해 날아간 화살이 당신의 목덜미를 스쳐 지나갑니다
홧홧한 열상과 함께 진득한 피가 흘러내립니다.
 
박윤석 체력 1 감소
 
: 다시 활시위를 당기는 소리가 매섭습니다.
 
박윤석:도련님, 도련님,.. (우는 낯을 하며 피가 흐르는 목덜미를 감싸 그대로 계속 질주한다)
 
: 나뭇가지에 걸린 것인지
소매가 북 찢어지는 소리가 선명합니다.
자꾸만 쫓아옵니다
쫓아옵니다
쫓아옵니다.
사고가 흐려집니다.
 
: 이번에 잡히면 정말 죽게 될 겁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활짝 열린 길이 보이고
커다란 침엽수가 눈에 들어올 때쯤…
 
정요한:멈춰!
 
: 정요한의 사나운 외침
당신은 미처 피하지 못한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집니다.
낙엽 사이를 한바탕 어지럽히고 커다란 침엽수 앞까지 굴러갑니다.
경이감이 들 정도로 우뚝 솟아있는 침엽수…
아, 에린스가 말한 그 나무입니다.
[독]을 숨겨둔 나무말이에요.
 
박윤석:(도련님이 외침이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려 잔뜩 흔들리는 동공으로 쳐다보다가, 이내 쪽지의 내용대로 침엽수 아래를 살핀다)
 
박윤석: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 눈앞이 핑핑 돌고, 판별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넘어진 상처가 얼얼해 자꾸만 그쪽으로 신경이 쏠립니다.
다시금 정요한이 쏜 화살이 날아옵니다.
 
박윤석: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당신의 팔 옆으로 날카로운 화살이 날라가 침엽수에 박힙니다.
 
박윤석:윽,... (날아오는 화살에 화들짝 놀라 얼굴을 팔로 감싼다)
안 아파, 안 아파.. 정신차려 제발 어디있어 제발 제발... (손을 뻗어 더듬더듬, 눈물 잔뜩 젖은 얼굴을 한 채 간절히 침엽수 아래를 계속 살핀다)
 
박윤석: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침엽수 아래, 수상할 정도로 정갈하게 쌓인 돌탑이 보입니다.
그 돌탑을 부수자 밀봉된 유리병이 함께 바닥을 나뒹굽니다.
 
박윤석:..!! (화색이 도는 얼굴을 하고 유리병을 살핀다)
 
: 당신이 유리병을 집는 것과 동시에, 정요한이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정요한:이걸, 어떻게. 알았을까? (박윤석 손에 든 유리병을 낚아채려고 한다.)
 
박윤석: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정요한:
민첩
기준치: 30/15/6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 그러나 불덩이처럼 뜨겁고 약해진 작은 주인님은
유리병을 잡지 못하고 당신의 팔을 잡습니다.
정요한은 화살을 쥐고 당신을 노려봅니다.
당신은 독이 든 유리병을 들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접대실에서 춤을 추던 우리는
가을이 꾼 꿈처럼 아득해집니다.
 
박윤석:도련님, 그만해요, 무서워요
제가 잘못했어요, 네?
 
정요한:이건, 이건... 어쩔 수 없는 의식이야.....
 
박윤석:(눈물이 참을 수도 없이 계속 흘러서는, 얼굴이 물범벅이다)
 
정요한:하, 하하...하하하..!! (떨리는 손을 뻗어 네 뺨을 닦아준다.)
내가 말했지.... 우리 가문은 단명한다고
아주 먼 과거부터 저주를 받아 그런 운명을 타고 난거야...
호수라는 의식을 통해 그 저주를 하인들에게 대대로 옮겼고.
이번 희생양은 너란다, 박윤석.
 
: 정요한의 얼굴은 점점 더 창백해집니다.
 
박윤석:도련님 너무해요... 너무해요....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하고서 눈물 때문에 흐려진 도련님을 바라본다)
큰 주인님도... 그래서 그런거죠? 그래서 말 안해주신거죠? 그렇죠? 네?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 침을 꼴깍 삼키며 눈을 크게 두어번 끔뻑인다)
 
: 꺼지기 전 활활 타오르는 양초처럼 화살을 쥔 손이 덜덜 떨리며 당신의 목을 긁어댑니다.
막을 수 없습니다.
죽기 전 초인적인 힘이라도 내는 건지 평소 작은 주인님과는 다른 악력입니다.
아파요, 숨을 내쉬기 어렵습니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자세가 흐트러지면
저 날카로운 화살촉이 당신을 꿰뚫을 겁니다.
 
정요한:어쩔 수 없어. 어쩔 수 없어. 어쩔 수 없어.
나도 이 모든 걸 끝내고 싶어. 나도 이 모든 걸 끝내고 싶어. 나도 이 모든 걸 끝내고 싶어
그러니
나를 위해 죽어줘. 어서 죽어줘.
 
: 기어코 정요한은 객혈하며 말합니다
뜨거운 피가 당신의 얼굴에 튑니다.
당신의 손에는 당장이라도 그 허약한 입을 막아버릴 [독]이 있습니다.
호수 위로 날아든 새들의 그림자가 추상화처럼 흐트러집니다.
 
박윤석:(튀는 피에 눈을 질끈 감고서, 아무 행동도 하지 못한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
 
: 그 게넷 호수를 장식하는 낙엽들, 낙엽 위의 우리.
나무는 살기 위해 낙엽을 떨굽니다.
 
박윤석:.....도련님은
도련님은
정말 나빠요
(이를 악 물고서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제가 매일 기도 드렸다고 했잖아요
도련님 건강하게 해주세요...
 
박윤석: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한 기도였는데,
신께서 제 목소리를 들어주셨나봐요....
(손에 점점 힘이빠지고, 독이 든 유리가 손에서 빠져나간다)
진짜 나빠요
나빠요....
(눈물이 쉴새없이 흐르고, 숨이 간헐적으로 헐떡인다. 그리고 어렵게 눈을 떠서, 도련님을 바라보고는)
 
정요한:......살고 싶어?
 
박윤석:그렇게 해요
괜찮아요
 
정요한:윤석아. 살고 싶니...
 
박윤석:도련님 건강하면 괜찮아요...
도련님이... 저랑 함께였던 시간 기억만 해주시면 좋겠어요...
도련님이 저를 끝내주시니까
그것만큼은 들어주실 수 있는거잖아요...
그래도.... 솔직하게 말씀해주시지 그랬어요...
저 진짜,
 
박윤석:(코를 먹으며 눈물이 질질..)
무서웠단 말이에요...
 
정요한:(입에서는 피가 흐르고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린다. 얼굴은 아무 감정도 없는 듯 무표정하지만, 무겁고 깊은 슬픔이 베어있다.)
 
: 둘 사이로 낙엽잎 하나가 떨어집니다.
아, 이것은 분명한... 사냥꾼의 비탄
 
정요한:..................
윤석아.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내게 살려달라고 말해보지 않으련.
 
박윤석:싫어요... 싫어요
왜 자꾸 그런 걸 시키세요, 싫어요
 
정요한:제발. 그게 내 소원이란다.
말하렴. 내게 살려달라고.
 
박윤석:...나를 죽이려고 했으면서
독을 탔으면서
나를 활로 쏴 짐승처럼 죽이려고 했으면서
(아이처럼 엉엉우는 모양새다)
...이제는 나보고 대신 죽어달라는 말을 하라고 해
(얼굴이 와락 구겨져서는, 눈물진 눈에 고통이 스며있다)
 
박윤석:도련님 진짜 나빠, 요 나쁘다구요.... 흐윽... 흑..
 
정요한:넌, 정말로... 쓸데 없는 말이 많아...
(고개를 숙여 네 어깨에 이마를 대며 손으로 네 입가를 문지른다.) 두 번 얘기하게 만들지 마. 말해. 내게 살려달라고.
 
박윤석:(하늘을 바라본 채로 이야기한다) ...도련님이 후회했으면 좋겠어
건강하게 살면서요
저를 떠올리면서
후회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도련님이 벌받았으면 좋겠다고요!
 
정요한:하, 이 새끼 진짜 말 안 듣네.
야. 나한테 빌어보라고
살려달라고
한 마디만 하는 게 그렇게 어렵냐?
말 안해?
말해.
 
박윤석:싫어요 싫어요, 도련님 말 안 들을거야 이제
저 소원 쓸 거예요 소원 쓴다구요
(도련님을 슬쩍 밀며 엉망이 된 얼굴을 떨리는 손으로 닦아내고는 말한다)
 
정요한:무슨....
 
박윤석:도련님이 평생 후회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건강해져도 제 생각하면서 후회하고
정혼자를 만나 결혼을 해도 제 생각하며 후회해야 하고
아이를 낳아도 후회해야해
(당신이 쥔 화살을 제 목으로 끌어 가져와 힘을 준다. 함뿍 젖은 얼굴에 독기서린 눈빛이 들어선다)
저는 큰 주인님께서 도련님을 호수에 밀어버리라고 했을 때도
 
박윤석:어떻게하면 도련님을 살릴 수 있지, 생각하면서
계속 계속 생각하고 최악의 최악을 생각하면서
(턱이 파르르, 떨린다)
그랬는데도 도련님을 날 죽이려고 했어...
 
.
 
: 당신은 사냥꾼에게 목을 내어줍니다.
살이 찢어지는 비현실적인 소리와 눈앞이 아득해지는 고통
피는 중력을 따라 아래로 떨어집니다.
정요한은 멍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숨통을 끊지 않고
그저 중상을 입힌 채로요.
 
: 피 냄새를 맡은 것인지 까마귀들이 날아와 둘의 주변을 맴돕니다.
 
정요한:........ 멍청한 새끼.
 
: 시야가 흐릿해져 갑니다.
그의 표정을 제대로 살필 수 없어, 진의를 파악할 수도 없습니다.
몸이 기우뚱 넘어지면 정요한이 당신을 내려다보게 됩니다.
붉은 단풍잎이 관자놀이를 간지럽힙니다.
 
정요한:(바닥에 떨어져 있는 유리병을 든다.)
시발 진짜 멍청한 새끼야..
독이 여기 있는데 왜 내 방에 독이 있겠냐
그건 내가 마실 독이였어.
죽고 싶었던건... 죽이고 싶었던 건.
나 자신이었어..
 
: 차게 식어가는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정요한:지금까지 내 비위 맞춰주며 잘 살았으면서. 마지막에 살려달라 비는 게 뭐가 그렇게 어렵다고 말을 안 해. 왜
(네 옆에 주저 앉는다.)
 
박윤석:ㅁ,.맞...춘게..., 아니..라.. (쿨럭쿨럭, 흐려져가는 시야임에도 불구하고, 입을 열어 아주 옅게 나오는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난ㄴ,,. 다- (쿨럭) 진심ㅁ... 이었어..
 
정요한:허, 하하.....
왜 하필 너였을까. 왜 하필 내 사용인이 너였을까.
내 몸을 이루는 피와 살은 다 네가 만들어 준건데..
 
박윤석:맞,.....춘적.... 없어.. 맞춘 적ㄱ,.. 없어...
다 내가.. 하....고싶어서... 한 거....야 (쿨럭쿨럭, 피가 얼마나흐르는지도 모르겠다)
....... (한참 말없이 반쯤 감긴 눈으로 하늘을 보다가, 겨우 도련님에게 시선을 옮긴다)
...,...지금,.. 도...
거짓말이,에요... 후회했으면, 하는 거, 쿨럭, (계속 계속 도련님을 바라본다)
 
정요한:야.
 
박윤석:무, 서워.....서 그랬어.... (다시 눈물이 흐른다. 본인 의지 없이, 그저 흐른다)
 
정요한:소원권은 이미 사용했어.
난 네 소원대로 평생을 후회하고 살거야.
 
박윤석:(그리고 힘을 다해서 미약하지만 미소짓는다)
 
정요한:(네 얼굴을 보고 미간을 찌푸린다.)
 
: 그리고 정요한은 당신의 이마에 대고 주문처럼 무어라 중얼거립니다.
 
정요한:박윤석. 박윤석..
윤석아. 윤석아....
너를 아주 오래 기억할게.
 
: 끝으로 아주 밝은 빛이 정요한의 손 끝에서 터져 나옵니다.
몸은 자유를 잃습니다.
암시 상태에 빠집니다.
그리하여, 정요한은 살아남았습니다.
아마 당신은 호수에 빠졌을 거예요.
죽은 자의 기억이라 확실하진 않지만…
 
: 포말이 됩니다.
영원히, 사냥꾼의 비탄 속에서.
나의 삶은 빼앗긴다.
 
정요한 생존 / 박윤석 로스트
 
~ The END ~